◆ 수출기업 재고 급증 ◆
수출 추락 속도가 가팔라지며 사실상 넉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예고하고 있다. 주력제품 반도체의 부진과 주력시장 중국의 침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하락에 석유·석유화학 제품 수출까지 크게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 정부가 올해 무역금융 지원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수출 대책을 발표했지만 수출 물량 자체가 사라진 기업으로선 별다른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1~10일 수출은 중국은 물론 대부분 시장에서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중국 수출이 23.9%나 감소한 것은 물론 미국(-17.0%) 유럽연합(-10.2%)에 이어 신흥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18.4%)에서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분기 말인 3월 수출은 다른 달보다 수출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달 조업일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적은 데다 대외 여건 개선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달도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수출 감소세가 이달까지 이어지면 2015년 1월~2016년 7월에 19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2년여 만에 최장기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게 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글로벌 경기가 꼭대기를 치고 가라앉는 분위기”라며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경기 자체 둔화가 시작된 만큼 올 한 해 수출이 계속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무엇보다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중국 경기가 직격탄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마이너스를 기록한 대중국 수출은 지난달 -17.4%를 기록했고,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23.9%를 기록하며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당초 하반기에는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였으나 최근 반도체 단가에 이어 물량까지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전환된 후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달에는 -29.7%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감소 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수출 비중이 20%가 넘는 반도체의 부진을 메워줄 다른 제품의 회복도 지지부진하다. 이달 1~10일 석유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39.0%, 선박은 9.7% 감소했다. 승용차(5.2%)와 가전제품(7.4%) 등이 소폭 늘었지만 감소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자동차 수출 회복이 절실하지만 녹록지 않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