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B.C주 존 호간 주수상(사진)이 타 지역 차량번호판을 단 관광객들에게 가능하면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등을 이용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또한, B.C주에 거주할 경우 B.C주 차량 번호판으로 교체해 줄 것도 권고했다.
B.C주정부는 이 같은 권고에 대해COVID-19 확산에 따른 B.C주민들과 관광객 등 타 지역 주민들 간의 불필요한 갈등을 미연에 방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서 존 호간 주수상은 “가능하면 안전한 대중교통 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을 권유한다. 또한, 중장기 체류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B.C주 번호판으로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라고 밝혔다.
B.C주 최고 의료책임자 보니 헨리 박사는 “현재 각 주 사이의 여행은 별 다른 제한 없이 가능하다”라고 밝히며 “B.C주정부의 권고 사항은 COVID-19감염과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B.C주 경찰은 최근 타 지역 차량과 B.C주민들 간의 마찰 사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 호간 주수상은 “타 지역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들이 왜 B.C주 차량 번호판으로 교체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B.C주에 거주할 작정이면 차량 번호판을 교체하는 것이 맞다”라고 밝혔다. 또한, “B.C주민들에게 타 지역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을 볼 때 어떻게 대응하라고 알려 줄 수도 없다. 다만 B.C주민들이 차량 번호판만으로 운전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았으며 한다.”라고 덧붙였다.
B.C주는 최근 COVID-19 지역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켈로나가 있는 오카나간과 하이다 과이 섬 지역에서 감염 확산세가 나타나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월요일 기준 B.C주는 81건의 신규 확진과 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북부 오카나간의 테리 리즈 시장은 “주민들이 차량 번호판을 확인하는 것을 멈추고 관광객들을 반갑게 인사로 맞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서덕수 기자)
앨버타주 주민들, B.C주수상 차량 번호판 교체 발언에 불쾌한 반응보여
BC주 존 호간 주수상이 COVID-19으로 인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불필요한 마찰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도록 권고하고 차량 번호판까지 BC주 번호판으로 교체하라는 발언이 나오자 이웃주인 앨버타 주민들은 상당히 불쾌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앨버타 주민들은 “타 지역 관광객을 잠재적인 바이러스 감염자로 취급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관광객의 안전을 유지해야 하는 정부 책임자로서 매우 무책임하다. 관광객을 공격하거나 위협하는 행위는 명확한 범법행위인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강력한 제제 및 처벌 공언 대신 관광객을 대상으로 처신에 조심하라는 발언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과의 국경이 봉쇄된 상황에서 B.C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 대다수가 앨버타 시민들이어서 이번 B.C주 존 호간 주수상의 발언은 사실상 앨버타를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B.C주 경찰에 따르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혐오, 밴달리즘 등의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OVID-19 감염 사례가 확산되면서 B.C주민들의 타 지역 관광객에 대한 편견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B.C주에서 3일 동안 여행을 한 앨버타 주민은 자신의 SUV차량의 바퀴 너트가 풀어져 운행 중 튀어 나가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그녀는 “앨버타 번호판을 직접적으로 공격한 범죄행위”라며 격분했다.
바이러스 재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오카나간 지역에서의 이 같은 타 지역 관광객 대상의 공격, 혐오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C주에 거주하지만 미국 차량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들이 많이 있는 B.C 남부 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등 많은 캐나다 의료진들이 미국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반대로 미국 차량 번호판을 달고 캐나다에서 근무하는 미국인도 상당수여서 B.C주에서 발생하고 있는 타 지역 차량 번호판에 대한 혐오 범죄 행위는 외교 갈등으로까지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존 호간 주수상의 “B.C주민들에게 타 지역 차량 번호판을 볼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알려 주지 못한다”라는 발언은 듣는 사람들의 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주수상이 타 지역에서 온 시민들에 대한 B.C주민들의 편견을 사실상 방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범죄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 의지를 밝혀야 할 주정부 최고 책임자의 발언으로는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트랜스마운틴 확장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인 반대를 천명해 온 B.C주수상이 COVID-19 확산에 기해 사실상 앨버타를 적대적으로 대하고 있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지난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앨버타 시민들이 관광 등의 이유로 B.C주에서 쓴 돈만 무려 16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존 호간 주수상의 발언은 반 앨버타 정서가 강한 B.C주의 내부 기류를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B.C주 펜틱턴 헤럴드의 제임스 밀러 편집장은 “최근 앨버타 번호판을 대상으로 한 혐오, 저속한 언어 등의 범죄 행위가 증가하고 있어 매우 걱정되고 실망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앨버타 주민들을 사랑하고 언제나 반갑게 맞이한다. 존 호간의 B.C주는 우리가 알고 있는 B.C주가 아니다.”라며 앨버타 주민들을 향해 환영의 손 짓을 보냈다. (서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