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서 앨버타의 파이프라인 투자 정책에 대한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선 후보 시절 이미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철회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조 바이든 당선자의 새로운 행정부에서 기존 공약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지난 3월 UCP 주정부는 “앨버타 경제의 핵심 산업인 에너지 부문을 포기할 수 없다”라며 미국과의 파이프라인 연결 사업에 75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75억 달러 규모에는 주정부가 직접 투자자로 뛰어 들어 15억 달러의 자산을 매입할 계획이어서 키스톤이 무산될 경우 앨버타 시민들의 막대한 세금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나머지 60억 달러에 대해서도 대출보증형태로 주정부가 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어 내년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는 1월 20일 이전에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NDP 케티틀린 게인리 의원은 “현 시점에서 UCP주정부의 파이프라인 자산 투자 계획은 신속하게 철회되어야 한다.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회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세금을 무작정 투입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 동안 UCP 주정부는 앨버타 하디스티부터 네브라스카까지 하루 83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이 건설될 경우 앨버타 산 원유의 시장 접근력을 급격하게 증가시켜 생산 적체를 해소해 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키스톤 XL 파이프라인은 트랜스캐나다의 현 키스톤 파이프라인과 연결되어 걸프만의 정유시설까지 원유를 수송하게 된다.
주정부는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로 인해 앨버타에 2천 여 개 이상, 미국 쪽에도 수 천 개의 일자리가 생겨 경제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3월 케니 주수상은 75억 달러규모 투자계획 발표 당시 “앨버타 시민들에게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돌아 올 수 있는 명확한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UCP주정부의 계획은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좌초 위기에 내몰리게 되었다. 국내외 에너지 전문가들도 바이든 행정부의 키스톤 XL철회는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의 클리어뷰 에너지의 수석 분석가 크리스틴 테작 디렉터는 “키스톤 XL철회에 대한 당내 압박은 물론 일반 지지자들까지 키스톤 XL철회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화요일 주정부의 미국 무역 수석대표 제임스 라조트 씨는 “현 상황은 이전과 180도로 달라졌다. 올 해 말까지 키스톤 XL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전체 공정의 10% 정도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향후 지속적인 추진에 대해서 신중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라며 계획 수정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U of C 공공정책학 리처드 매슨 교수는 “주정부의 15억 달러 직접 자산투자가 위험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키스톤 XL이 좌초될 경우 시민들의 세금이 허공으로 날아가게 된다. UCP주정부도 큰 고민에 봉착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NDP 게인리 의원은 “60억 달러의 대출보증 또한 내년 공사가 개시되면 주정부가 떠안아야 할 부담으로 돌아 온다. 조속한 시일 내에 계획 철회의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전 앨버타 재무 및 에너지 장관 테드 모톤은 “바이든 당선자가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주정부의 파이프라인 투자 철회는 시기상조이다.”라며 키스톤 XL의 진행을 예측하기도 했지만 그도 프로젝트의 좌초 위기임에 대해서는 부인을 하지 않았다. (서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