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인구 노령화, 출산율 저조, 이민자 유입 정체 등이 주 요인
연방 센서스국(US Census Bureau)이 26일 공개한 '2020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체 인구는 3억31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월 1일 현재 수치로 10년 전인 2010년 인구 조사 이후 7.4% 증가한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인구조사를 처음 실시한 지난 1790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이전 최저치는 1930년대의 인구 증가율 7.3%였다. 이처럼 인구 증가율이 낮아진 원인은 뭘까. ‘대공황’ 시절인 1930년대를 극복한 후인 1940년대부터 미국의 인구 증가율은 반등, 1950년 인구조사에서 14.5%, 1960년 18.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여년간 인구증가율이 낮은 것은 경기 불황 같은 특정 사건이나 시대 상황 때문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구 증가율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가 꼽힌다. 우선 미국의 주류집단인 백인 인구의 노령화, 출산율 저조, 그리고 이민자 유입의 정체 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구 집계는 미국 시민들만 세는 게 아니라, 외국 국적을 가진 영주권자나 장기 체류자, 불법체류자까지 모두 포함한다. 이번 조사 자료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정치 환경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상원의원은 주마다 동일하게 두명씩이지만, 하원의원 숫자는 각 주의 인구에 따라 배분되는데, 주마다 배정하는 대통령 선거인단 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방 하원은 당장 내년 중간선거에서 전원을 새로 뽑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타주 증가율 최고... 텍사스, 콜로라도, 플로리다 등 두자리수 증가율 이번 조사에서는 남부와 서부지역 인구가 많이 늘었는데, 유타주의 인구 증가율이 18.4%로 가장 높았다. 그 밖에 텍사스 15.9%, 콜로라도 14.8%, 플로리다 14.6%, 노스캐롤라이나 9.5%, 캘리포니아 6.1% 등을 기록했다. 미국 수도이자 특별 행정구인 워싱턴 D.C.도 14.6%의 높은 인구 증가율을 기록했다. 인구가 감소한 곳들도 있다. 웨스트버지니아는 인구증가율 -3.2%를 기록했고, 미시시피는 -0.2%, 일리노이주는 -0.1%로 나타났다. 주는 아니지만,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는 -11.8%를 기록했다. 조사 결과를 연방 하원 선거구 획정 기준에 넣어보면, 텍사스에서 두 석이 추가된다. 이어서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콜로라도 등이 한 석을 더하게 된다. 줄어드는 곳은 일리노이 한 석, 뉴욕 한 석, 웨스트버지니아 한 석 등이다. 캘리포니아도 한 석 감소한다. 캘리포니아는 인구증가율이 6.1%에 달했지만, 기본 인구수보다 증가율이 높은 다른 주들에게 뒤처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매체들은 이같은 의석수 변동에 따라 정치 환경이 공화당에 유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텍사스를 비롯해 “의석이 늘어난 주는 2020년(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승리한” 곳들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의석수가 감소한 곳들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 대다수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의석수가 줄어드는 것은 사상 처음인데, 이에 따라 내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빼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전체 연방 하원 의석 435석 가운데 민주당 218석, 공화당 212석이고 나머지 5석은 공석이다. 지난 24일 루이지애나 제2선거구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당 트로이 카터 당선인이 취임하면, 민주당 의석은 219석이 된다. 정치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일곱 석 차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공화당이 내년에 극복하지 못할 의석 차이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