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인프라, 전기자동차-광역 인터넷망 '예스', 인적 인프라 '노'
지난 3월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제안한 인프라 투자 사업은 오래된 도로와 교량, 수도관, 통신망 등을 개ㆍ보수하고, 기타 현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계획이다. 약 석 달 전인 지난 3월 31일 피츠버그에서 가진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총액 2조 3천억 달러를 투입해야 한다고 밝히고 예산 배정을 위한 근거 입법을 의회에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대규모 투자사업은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란 두 가지 목적을 두고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 사태로 침체한 국가 경제와 가계를 동시에 살리는 방안이라고 바이든의 제안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바이든은 이 제안을 ‘미국일자리계획(American Jobs Plan)’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곳곳에서 일자리가 늘어나고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총액 1조 2천억 달러 선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제안한 2조 3천억 달러에서 약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양당 주요 의원들이 최근 마련한 타협안의 골자를 바이든 대통령이 수용한 결과다. 이 타협안은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조 맨친 의원, 공화당 밋 롬니 의원, 린지 그레이엄 의원 등 21명이 참가했다. 당초 제안에서 절반이 되면서 어떤 부분은 남고 다른 부분은 깎였다. 가령 도로, 교량, 항만, 공항을 비롯한 ‘전통적 인프라’에 투자할 금액은 유지됐다. 전기자동차 관련 항목과 광역 인터넷 통신망 사업도 합의안에 포함된 대신 ‘인적 인프라 부문은 제외됐다. 보육 시설과 노약자ㆍ장애인 지원 사업, 그리고 친환경 에너지 설비 같은 항목들인데, 공화당은 이런 것들이 인프라와 관련 없는 ‘진보 좌파 의제’라고 비판해왔다. 재원 마련은 관련 분야에서 최대한 가용 자금을 끌어모으기로 했다. 국세청의 ‘세수 격차’를 줄이도록 했고, ‘코로나 관련 피해 보전 자금 미사용분’을 인프라 투자에 전용하도록 했다. 법인세율을 올려 인프라에 투자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치 매코넬 상원 공화당 대표가 이번 합의안을 지지할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 상원의원 전원이 찬성하면 그대로 입법이 가능하다. 민주당 상원의원 50명에 합의안에 찬성한 공화당 11명을 더해, 60명 가결 정족수를 넘게 된다. 하원에서는 큰 무리가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타협안을 제시한 이상 그대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주요 매체들이 내다보고 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상원의 진전 상황을 지켜보면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에 제외된 항목들 가운데 ‘인적 인프라’ 사안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번 합의안에서 제외된 항목들에 관한 별도 법안을 만들어, 예산 조정 절차(reconciliation process)를 통해 의회를 통과하길 희망한다고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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