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 쿠바 시위대, 경제상황 악화 및 코로나19 대처에 불만
바이든 대통령은 12일 성명을 통해 '쿠바인들이 용감하게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권리를 주장하고 있고, 평화로운 시위와 자유롭게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권리 등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쿠바 정권은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남단 플로리다에서 가까운 쿠바에서 지난 주말인 11일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수도 아바나를 포함해 쿠바 내 몇몇 지역에서 수천 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는 공산당이 지배하는 쿠바에서 지난 몇십 년 새 가장 큰 규모였는데, 시위대는 경찰차를 뒤집거나 국영 상점을 습격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경제난과 자유 제한, 그리고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에 항의했다. 일부 시위 현장은 인터넷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시위대는 “자유를 원한다”, “더 두렵지 않다”, “공산주의를 무너뜨리자” 등 구호를 외쳤다. 쿠바는 현재 경제 상황이 상당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팬데믹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된 데다 미국 제재까지 겹치면서 경제 상황이 더 나빠졌다. 쿠바 경제는 지난해 11% 역성장했는데, 이는 지난 30년 내 가장 큰 감소율이다. 일부 시위대는 “먹을 것도, 약도, 자유도 없다”라고 외쳤다. 쿠바 내 코로나바이러스 상황도 이번 시위의 촉발제가 되었다. 실시간 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2일 현재 쿠바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400명, 사망자는 42명이었다. 11일 시위대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빨리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시위대가 경제 문제와 코로나 문제뿐만 아니라 자유를 언급한 것도 눈에 띈다. 이런 구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별것 아닐 수도 있지만, 공산당이 지배하는 쿠바에서는 심각한 일로 여겨진다. 자칫 감옥에 갈 수도 있는데도 이런 구호가 나온 것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편 쿠바계 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마이애미의 '리틀 하바나' 지역에서도 11일에 이어 12일에도 연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자들은 11일, 워싱턴 D.C.에 있는 쿠바 대사관 앞에서도 지지 시위를 벌였다. 이번 시위와 관련하여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쿠바를 불안정하게 하기 위해 미국이 고용한 용병들이 시위를 도발했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모든 혁명가와 공산주의자들은 도발이 발생한 곳으로 나가라”라고 촉구했다. 시위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선언이다. 실제로 SNS에는 경찰이 시위대를 때리거나 체포하는 사진이 올라왔다. 한편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TV 연설에서 혁명을 수호하라고 촉구한 뒤에 친정부 시위대가 거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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