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계연도(2015-16년) 해외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체포된 호주인은 1,551명으로 이전 해에 비해 23%가 늘어났으며, 각 사건사고에 연루되어 병원에 입원한 수치도 1,667건으로 15% 증가했다. 사진은 이달 초 말레이시아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벌이다 사법 당국에 체포된 9명의 호주 젊은이들.
부적절한 행동으로, 병원 입원자도 증가, 영사업무 과중
지난 회계연도(2015-16년), 해외 체류 도중 현지 치안 당국에 체포되거나 병원에 입원한 호주인 수가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외교부 줄리 비숍(Julie Bishop) 장관은 호주인 해외여행자의 무모한 행동을 경고하면서, 이로 인한 외교부의 과중한 해외 영사업무를 우려했다.
금주 수요일(1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호주 외교부(DFAT)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마약, 사기, 폭행, 일반적 범죄로 해외에서 체포된 호주인은 1,551명에 달했다. 이는 이전 년도에 비해 23% 증가한 수치이다. 이들 중 해외 현지 교도소에 수감된 호주인은 391명이며 이중 61명은 중국 소재 감옥에 구금된 상태이다.
또한 해외 체류 중 사고로 현지 국가 병원에 입원한 호주인도 전년도에 비해 크게 늘어나 1,667명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호주인이 입원한 국가는 176건의 사고가 발생한 태국으로 입원자는 176명이었다, 이어 인도네시아 153명, 미국 122명, 뉴 칼레도니아 75명, 베트남 72명 순으로 집계됐다.
비숍 장관은 해외여행지 국가의 법과 관습에 대한 무지를 우려하면서 일단 해외에서 현지법을 위반해 법적 조치에 처해진 해당 호주인에 대해서는 외교부의 영사 지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여행 중인 호주인들의 해외 체포, 사건사고 연루와 관련, 비숍 장관은 “호주 정부는 (이들을 위한) 병원이 아니고 호텔 또는 인터넷 카페도 아니며, 호주인이 해외 현지국가의 교도소에 구금되었다 하여 감옥을 털고 이들을 빼내 올 수도 없는 일”이라고 못 박으며, “해외로 나가는 호주인들은 여행국 현지에서 자신의 행동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이달 초에는 20대의 호주 젊은이들이 말레이시아 남부 세팡(Sepang)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벌이다 현지 경찰에 체포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0월2일 호주의 다니엘 리카르도(Daniel Ricciardo) 선수가 ‘포뮬라 원 그랑프리’ 말레이시아 대회(Malaysian Grand Prix)에서 우승하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말레이시아 국기 디자인의 수영복만 입은 채 길거리에서 군중들 속을 활보하며 “Aussie Aussie Aussie Oi Oi Oi”라는 응원구호를 외치고 신발에 술을 따라 마시는 등 풍기문란 행동을 벌이다 말레이시아 국기 모독으로 체포됐다.
사건 이후 호주 언론들은 이들에게 ‘Budgie Nine’이라는 별명을 붙여놓았다. ‘Budgie’는 작은 앵무새(budgerigar)를 뜻하지만 호주 영어에서는 ‘몸에 착 달라붙는 남성용 수영복’ 또는 ‘싸구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 이달 13일(목)에는 호주 카지노 재벌인 제임스 패커(James Packer)의 크라운 리조트(Crown Resorts) 직원 3명이 중국에서 체포됐다. 중국 부유층을 대상으로 호주 도박을 유치하고자 활동을 벌인 혐의이다.
호주인의 해외 체포와 관련해 금주 수요일(19일) DAFT가 공개한 외교부의 ‘연례 해외영사 업무 개요(annual consular overview)’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 호주에서 출국한 호주인은 1천20만 명이며 외교부 해외 영사관이 처리한 영사 업무는 1만5,740건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호주의 해외 공관이 자국민 영사 업무에서 하루 43건에 이르는 사건을 처리했음을 의미한다.
호주 외교부의 해외 공관 가운데 가장 많은 영사 업무를 처리한 국가는 태국으로 자국민(호주인) 관련 영사 업무만 836건에 달했으며 미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필리핀 순으로 집계됐다.
비숍 장관은 “호주의 해외 공관이 처리하는 영사 업무의 대부분은 여권분실, 항공기 탑승을 하지 못한 일 등이지만 레바논에서의 어린이 납치, 파리에서의 테러공격 가담, ‘Budgie Nine’처럼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은 사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페어팩스 미디어(Fairfax Media)가 ‘해외 공관의 자국민 영사 업무로 인해 발생된 비용’을 묻자 비숍 장관은 “엄청난 비용”이라며 정부는 이 비용에 대해 각 해당자에게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19일) 공개된, 호주 여행자 보험사 조사자료인 ‘The Survey of Australians' Travel Insurance Behaviour’에 따르면 지난 회계연도(2015-16년) 해외여행자의 8%가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채 여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85만 명이 무보험 상태로 해외여행을 즐겼음을 의미한다.
■ 호주인이 체포된 상위 5개 국가
-USA : 262명
-Thailand : 107명
-UAE : 100명
-China : 92명
-Philippines : 75명
(2015-16년 호주인 해외 체포 총 1,551명. 전년대비 23% 증가)
Source : DFAT
■ 호주인이 입원한 상위 5개 국가
(각 사건사고 연루)
-Thailand : 176명
-Indonesia : 153명
-USA : 122명
-New Caledonia : 75명
-Vietnam : 72명
(2015-16년 호주인 해외 현지 병원 입원자 총 1,667명. 전년대비 15% 증가)
Source : DFAT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