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첫 법정 출두… 당국, 정신질환 테러단체 연계 수사 중
(올랜도) 박윤숙 기자 = 지난 6일 플로리다 주 포트로더데일 공항에서 총기를 난사해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의자 에스테반 산티아고(26)가 9일 첫 재판에 출두해 범죄 사실을 시인했다.
산티아고는 6일 포트로더데일 국제공항에서 총을 난사했고,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범행 직후 저항 없이 경찰에 붙잡힌 산티아고는 조사에서 포트로더데일 공항에서 범죄를 자행하려고 알래스카 주에서 편도 항공권을 끊어 왔다고 자백했다.
산티아고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이다. 당국은 현재 그의 정신 질환, 외부 테러단체와 연계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산티아고의 친척들은 산티아고가 이라크 파병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고 증언한 바 있다. 2007∼2016년 푸에르토리코와 알래스카 주 방위군으로 복무한 산티아고는 2010∼2011년 10개월간 이라크에 다녀왔다.
또 산티아고는 지난해 11월 앵커리지에 있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사무실을 찾아가 미국 정보기관이 자신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슬람국가(IS)에 영향을 받아 폭력적인 사고를 하게 됐다는 등 횡설수설로 정신질환 경향을 보였다.
당시 수사 당국은 산티아고의 총을 압수하고 정신 진단을 받으라고 지시했으나 산티아고가 정신장애인으로 간주되지 않아 총을 다시 돌려주었다. 이번 총기난사에 사용된 총은 당시 돌려받은 총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2번 터미널 수하물 찾는 곳서 사건 발생
이번 총격은 오후 1시께 공항의 2번 터미널 수하물 찾는 곳에서 발생했다. 총성이 울리자 수많은 승객이 활주로로 대피하며 공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고, 공항 측은 모든 터미널과 활주로를 폐쇄했다.
또한 모든 항공기의 이착륙을 중단했으며, 포트로더데일 공항으로 올 예정이던 항공기는 출발이 지연되거나 다른 공항으로 우회했다.
당시 공항에 있던 한 승객은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활주로로 달려나갔다"라며 "일부 어린이들은 사람들과 뒤엉켰다가 부모를 잃어버리고 공포에 빠져 울고 있었다"라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빌 넬슨 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용의자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라며 "용의자가 정신 이상자일 수 있고, 불길한 동기를 가진 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도 사건 경위와 조사 상황을 보고받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국토안보보좌관으로부터 사건을 보고받으며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