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지원, 수사 호도 혐의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미국 사법당국이 지난해 플로리다주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의 범인인 오마르 마틴의 부인을 체포했다.
연방수사국(FBI)은 15일 아침 누르 자히 살만을 범행지원, 수사 호도 등의 혐의로 샌프란시스코 인근 거처에서 체포했다. 살만은 지난해 6월 12일 총격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유일한 인물이다.
당시 오마르 마틴은 나이트클럽에서 총을 난사해 49명의 사망자와 최소 68명의 부상자를 내고 3시간 가까이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사살됐다.
. FBI는 살만이 남편의 범행계획을 사전에 인지한 상태에서 그를 도왔다고 지적했다. 또 살만은 수사를 방해해 FBI와 플로리다 포트 피어스 경찰서 수사관들을 호도했다고 FBI는 덧붙였다. 포트 피어스는 마이애미에서 1시간 반 가량 북쪽에 위치한 곳으로 마틴과 살만의 거주지이다.
경찰은 사건 이후 살만이 남편의 범행계획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집중 수사했다. 살만은 자신이 남편과 함께 펄스 클럽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총탄 구입에 동행했다고 자백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은 사건 당일에 남편의 총기 소지를 말리며 경고했다고 말을 바꿨다.
살만은 남편 마틴이 범행에 사용할 탄약과 권총집을 마련할 때 동행했으며, 범행 장소의 사전 답사에 차량 운전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살만은 17일 오전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의 연방법원 법정 출두 후 플로리다로 소환될 예정이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마틴은 보안업체 직원으로 일하고 있었고, 총격 사건을 벌이기 직전 911에 전화해 이슬람 수니파 급진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서약했다.
FBI는 마틴과 이슬람국가와의 연결을 배제하지 않고 주변 인물들과 그의 행적을 폭넓게 조사했다.
하지만 그가 이슬람국가의 사전 계획과 사주에 의해 일을 저질렀다는 증거가 확보되지 않아 마틴을 일단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보고, 주변의 가장 가까운 인물로 부인 살만을 조사하는 데 집중했다.
▲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한 후 경찰차가 업소 앞 도로 통행을 차단했다. ⓒ 코리아위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