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동 환전을 신청한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8월 대비 올해 1월 베트남 동 환전액이 약 39% 증가했다. 우리은행 역시 같은 기간 37% 증가했고, KB국민은행에선 43% 증가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하나은행에서 베트남 동 환전이 얼마나 증가했는지 수치를 밝힐 순 없지만, 최근 베트남 동 수요가 급증해 은행권이 동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동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데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먼저 겨울철 여행지로 베트남이 급부상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하나투어 (72,000원▲ 100 0.14%)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태국, 필리핀 등이 동남아 인기 여행지였는데, 약 3년 전부터 트렌드가 완전히 바뀌어 지금은 베트남 인기가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베트남을 찾은 외국인 여행객 1207만명 중 한국인은 348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44% 증가한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한국에서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베트남에서 달러를 동으로 바꾸는 ‘2단계 환전’이 주로 이뤄졌다.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때 수수료 우대율이 높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물가가 저렴해 많은 현금이 필요치 않다보니 환전 수수료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 절대적 금액이 얼마 안된다”며 “이 때문에 번거롭게 두 번 환전하기보다는 한국에서 동으로 바로 환전하는 고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외에 ‘박항서 신드롬’도 한국인들의 베트남 행을 부추겼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축구 불모지’ 베트남이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부임 이후 동남아 월드컵으로 불리는 AFF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고, 아시안컵에서는 8강까지 진출하는 등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베트남 내 박 감독의 인기가 국가주석보다 높아지면서, 한국인에게도 친화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점도 베트남 흥행 몰이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은 베트남 동 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은 물건을 수입하듯이 외화 현찰을 조달해오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중국은행(BOC) 등 외화 현찰을 도매로 판매하는 외국계 은행이 그 파트너다. 다만 원화로 동을 직접 구매할 순 없어 달러를 이용해 사야 한다.
동은 전체 환거래 시장에서 비중이 적은 기타 통화라 달러, 유로, 엔화 등 주요통화보다 조달 비용도 비싼 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동의 경우 1년 내내 수요가 많은 게 아니라 가끔씩 수요가 몰리는 편이라 무작정 많은 물량을 확보해두긴 어렵다”며 “조달 비용도 비싼데다 팔리지 않는 통화는 재고자산으로 잡히고, 보유비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동은 전체 환거래 시장에서 비중이 적은 기타 통화라 달러, 유로, 엔화 등 주요통화보다 조달 비용도 비싼 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동의 경우 1년 내내 수요가 많은 게 아니라 가끔씩 수요가 몰리는 편이라 무작정 많은 물량을 확보해두긴 어렵다”며 “조달 비용도 비싼데다 팔리지 않는 통화는 재고자산으로 잡히고, 보유비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