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엉꼬 보레이 문화기행 사진
캄보디아 역사 중 가장 찬란했던 시대를 이끈 엉꼬(앙코르) 제국은 세계 7대 불가사의인 앙코르 유적군을 지은 당대 최고의 강국이었다. 도성 안 1백만 명이 넘는 인구가 거주했고 막강한 왕권을 자랑했던 엉꼬 제국의 위엄은 전 세계 많은 인류학자와 고고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어 왔으며 각국에서 사원 복원을 위해 캄보디아에 문을 두드릴 정도로 여전히 관심이 뜨겁다. 그러나 엉꼬 제국 이전의 캄보디아는 어떤 역사를 가졌을까? 얼마나 많은 교민이 엉꼬 시대 이외 캄보디아 역사를 알고 있을까? 캄보디아를 바로 알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캄보디아 문화와선교연구소(소장 이충국)가 특별한 역사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킬링필드라는 처참한 근대사에 의해 찬란했던 역사의 위엄이 빛바래왔다. 세 번째 강좌 시작에 앞서 캄보디아 문화와선교연구소 이충국 소장은 “캄보디아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 들었던 ‘카더라’ 통신의 대부분이 기승전-킬링필드 였다”며 “많은 한국 사람들이 캄보디아 사람들의 모든 습성을 킬링필드에서 답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캄보디아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현재 캄보디아와 동남아시아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우선 그들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서 캄보디아 문화와선교연구소에서 첫 강좌로 선택한 분야가 ‘역사’였다.”고 소개했다.
이 연구소는 지난 11월 만달라체계로 이해하는 캄보디아 사회, 12월 캄보디아 고대사 – 노꼬 프놈(푸논) 역사 등 두 차례 강좌를 진행해왔다.
▲서민우 책임연구원
이번 강좌는 인류학을 전공하고 캄보디아 문화와선교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서민우 박사가‘쩬라에서 엉꼬까지’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서민우 책임연구원은 캄보디아를 넘어 인도차이나 지역 최초 국가로 평가받는 노꼬 프놈(푸난) 이후 나타난 쩬라 시대의 기원, 사회 구조, 노꼬 프놈-쩬라-엉꼬 사이 연속성, 종교 형태 등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물 흐르듯 설명했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했던 캄보디아 역사 강의에 참가자들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이어 엉꼬 제국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동안 많은 교민들의 엉꼬 제국에 대한 이해는 ‘캄보디아 전성기, 앙코르 톰, 앙코르 와트, 바이욘 사원, 자야바르만 7세’에 그쳤던 것이 사실이다. 이날 서 연구원은 다른 왕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지만 엉꼬 제국의 상업, 농업, 행정, 외교 기반을 다진 쏘리야봐르만 1세, 상좌부 불교 용인으로 마련된 캄보디아 종교, 정치, 경제, 사상의 틀, 탄트리즘으로 전환된 사상 변화가 끼친 영향 등을 재조명하며 엉꼬 제국에 대한 이해를 다각도로 넓혔다.
캄보디아 문화와선교연구소에서는 캄보디아 이해 강좌뿐만 아니라 문화기행, 북콘서트, 세미나 등을 통해 연구 결과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 1월 노꼬 프놈(푸난)의 역사 탐방을 위한 ‘엉꼬 보레이 문화기행’을 실시했으며 오는 8월 따께오 주 프놈 찌소와 똔레 바띠 문화 기행을 준비하고 있다. 8월 답사에는 엉꼬의 전성기엔 쏘리야봐르만 1세에서 쩨이봐르만 7세가 다스리던 엉꼬 중기에 캄보디아 남부에 건설된 세 사원을 방문해 사원의 유래, 건설 동기, 건축 양식과 이를 통한 캄보디아 문화 읽기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다.
한편 이날 강의를 한 서민우 박사는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인류학으로 학위를 받은 후 9년전 선교사 파송을 받고 캄보디아에 왔다. 그는 캄보디아 빤냐싸 대학교, 왕립프놈펜대학교에서 교수와 리서처로 근무하다가 현재 캄보디아장로교신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인류학, 조사방법론, 사회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캄보디아 문화와선교연구소는 소수 선교사들의 독서모임에서 발전해 지난해 8월 재조직되어 매월 정기 세미나 외 캄보디아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소장은 이충국, 사무국장 최수철, 책임연구원으로 서민우 이성욱, 선임연구원으로는 류동준 최석봉 최수철, 객원으로 한철주 연구원이 함께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