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을 통해 양국관계가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가운데 이를 계기로 베트남과 미국 대기업간 체결한 투자협약이 수십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11일 국빈방문에서 응웬 푸 쫑(Nguyen Phu Trong) 베트남 공산당 총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보 반 트엉(Vo Van Thuong) 국가주석과 팜 민 찐(Pham Minh Chinh) 총리를 잇따라 만나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첨단산업 인력양성 등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대한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하였다.
미국 정부의 밀착 행보와 함께 국빈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미국 굴지의 기업들도 베트남기업들과 연이어 투자협약을 체결하며 양국기업간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구체적으로 국영 베트남항공(Vietnam Airlines 증권코드 HVN)이 미국 보잉과 항공기 50대 구매에 관한 100억달러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합의에 따라 보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보잉737맥스(B737 MAX) 50기를 순차적으로 인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항공(Vietjet Air, VJC)은 미국 대형 금융그룹인 칼라일(Carlyle) 자회사 칼라일항공파트너(Carlyle Aviation Partners, 이하 칼라일항공)와 항공기 구매에 관한 5억5000만달러 규모 금융지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칼라일은 비엣젯에 B737 MAX 200대 구매대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칼라일항공은 2002년 설립된 글로벌 항공기 임대 및 금융기업으로 전세계 59개국 396대 항공기를 관리하고 있으며 총자산은 3850억달러에 이른다.
이와 함께 비엣젯항공은 지난 2016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체결한 항공기 200대 구매계약에 따라 항공기들을 인도받기로 보잉과 합의하였다. 보잉은 2024년 B737 MAX 12기를 시작으로 5년간 200대를 인도할 계획이다.
베트남번영은행(VPBank, VPB)은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와 7년만기 3억달러 규모의 대출계약을 체결하였다. DFC는 TP은행(TPBank, TPB)과도 7년만기 1억달러 규모의 대출계약을 체결하였다.
두 은행은 해당 계약으로 조달한 중장기자본을 중소기업과 여성 창업자나 대표가 이끄는 중소기업(Women Small-Medium Enterprises, WSME)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기후변화 대응, 저탄소 배출 등으로 전환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베트남 IT대기업 FPT은 미국시장에 대한 1억달러 투자계획을 밝히며 베트남 반도체 생태계 육성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였다.
FPT는 연내 미국시장에 1억달러 투자와 함께 약 1000명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으로 향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8년까지 3000여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2030년 미국에서 10억달러의 매출을 거둔다는 계획이다.
FPT는 투자계획과 함께 교육부문 자회사 FPT에듀케이션(FPT Education)의 인공지능(AI) 도입 가속화를 목표로 미국 실리콘밸리 AI기업 랜딩AI(LandingAI)와 포괄적 전략제휴 협약을 체결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쫑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포괄적 전략 동반자 양국관계 격상을 발표하며 베트남의 디지털인프라 개발, 공정에너지전환, 스마트농업,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 인력양성, 지역과 글로벌 공급망 참여에 대한 포괄적인 지원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베트남정부 주도의 반도체인력양성 프로그램에 초기 200만달러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과거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던 양국은 1995년 7월 관계정상화와 함께 수교했고, 지난 2013년 7월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포괄적 동반자관계로 격상시켰다.
양국간 무역은 2022년 1238억6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미국은 베트남의 최대 수출시장이자 두번째 무역 파트너이며, 베트남은 미국의 8번째 무역 파트너이자 아세안에서 최대 무역 파트너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對)베트남 FDI(외국인직접투자) 프로젝트는 1200여개, 등록자본금은 114억달러로 11번째 투자국이며, 미국에 유학중인 베트남 학생은 약 3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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