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경제 침체 영향…채용예산 대폭 삭감
- 상반기 기술스타트업 투자 6600만달러, 전년동기대비 82%↓
[인사이드비나=하노이, 떤 풍(Tan phung) 기자] 올들어 세계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전세계적인 IT업계 감원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도 IT업계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베트남 채용정보업체 베트남웍스(VietnamWorks)가 최근 내놓은 고용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베트남 기업 대부분이 IT직군 채용예산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웍스가 ▲IT인력이 필요한 비기술기업 ▲기술기업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등 IT전문기업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들어 비기술기업에 재직중인 IT인력의 21.6%가 자발적 퇴직을 선택했고, 기술기업 직원중에서도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중이 61.3%에 불과했다. IT전문기업에서의 긍정 답변은 45.6%으로 기술기업보다 낮았다.
지역별로는 호치민시 기업중 22.2%가 IT직군 인력을 줄여 감원 비중이 가장 높았고 하노이시 기업의 14.7%는 급여와 상여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업종별로는 전자상거래와 차량공유업체의 IT인력이 가장 크게 감소했고, 상반기 기술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66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82% 감소했다.
또한 IT시장이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IT 인력중 25.7%가 일자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IT전공 신규 졸업생의 취업기회는 거의 없거나 매우 드물게 채용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온라인여행 스타트업에 재직중인 꽝 부(Quang Vu)씨는 “지난 3년간 IT관리자로 4차례 이직하며 월급 5000만~1억동(2070~4150달러)을 받았는데 직전 직장인 호치민시의 대형 IT회사가 진행해온 결제솔루션 프로젝트가 경영난으로 취소되며 지난 7월 회사를 나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부씨는 “전자상거래와 전자지갑, 배달앱 등 IT업계 전반에 걸쳐 많은 근로자들이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들의 정리해고는 통상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독일계 IT기업에 재직중인 딘 응오(Dinh Ngo)씨는 “현재 우리 회사는 감원계획은 없으나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적거나 수익성이 없는 특정직군에 대한 채용을 중단한 상태”라며 “회사는 해당부서 직원들과 계약 연장을 고려치 않고있다”고 밝혔다.
채용정보업체 탤런트넷(Talentnet)과 머서(Mercer)가 공동조사해 발표한 ‘임금 만족도’ 보고서에 따르면 IT산업 채용감소율은 23%로 지난 3년간 채용감소율이 높았던 3대 업종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세계경제 침체를 IT인력 채용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채용정보업체 나비고스그룹(Navigos Group)의 까이 당 선(Cai Dang Son) 제품·엔지니어링 부문 담당 이사는 “안정적으로 경제성장이 이뤄지던 시기, 사업 확장을 위한 IT기업들의 채용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나, 최근들어 급격한 경제 부진에 IT업계 많은 기업들이 채용수요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당면한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