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가대표 탁구선수로 지난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IOC선수위원으로 선출된 유승민 IOC위원이 지난 10월2일 필리핀을 방문해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이안 라리바 선수를 위문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선수위원회 부위원장이기도 한 유 위원은 지난 6월 독일 뒤셀도르프 세계탁구선수권 현장에서 '필리핀 에이스' 이안 라리바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 들었다. 삼성생명에서 한솥밥을 먹던 '선배' 권미숙 필리핀대표팀 감독이 제자의 백혈병 투병 사실을 전했다.
라리바는 1994년생, 올해 23세인 필리핀 대표 스포츠 스타다. 권 감독이 2014년 필리핀에 부임한 후 한국 탁구의 기술력, 투혼과 열정을 부단히 이식시킨 결과, 지난해 필리핀 탁구 사상 첫 올림픽 출전을 이뤄냈다. 라리바는 리우올림픽에서 필리핀 대표팀 기수로 활약하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녀의 리우올림픽 첫 참가는 ITTF 홈페이지 등을 통해 소개됐다. 라리바는 리우선수촌 현장에서 IOC선수위원에 도전하는 '올림픽 탁구 챔피언' 유승민을 위해 투표했다. 함께 '리우 인증 셀카'를 찍으며 특별한 추억도 남겼다.
인생은 때로 잔인하다. 꿈결같은 순간은 너무도 짧았다. 올림피언의 꿈을 이루고, 구름 위를 걷던 23살 탁구 청춘에게 청천벽력같은 불행이 닥쳤다. 올해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 개막을 나흘 앞두고 라리바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 현장에서 라리바의 투병 소식이 전해졌다. ITTF가 적극적인 모금에 나섰다. 전신방사선 치료와 골수 이식에 필요한 6만 달러를 목표 금액 삼았다. SNS에서 '#SupportLariba'라는 해시태그로 전세계 탁구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IOC위원으로 활약중인 유 위원도 모금에 동참하는 한편, 대한탁구협회와 태릉에서 훈련중인 탁구 국가대표팀 선후배들의 모금을 독려했다. 협회와 대표팀 지도자, 선수 선후배들이 기꺼이 참여했다. 순식간에 500여 만원의 성금이 모금됐다.
유승민 위원은 한국 탁구협회와 대표팀 지도자, 선수 선후배들이 모금한 성금과 유 의원의 후원금 등을 라리바 선수에게 전달하며 백혈병을 극복해서 다시 라켓을 쥘 수 있기를 성원했다.
유승민 위원은 라리바 선수에게 성금과 별도로 한국 선수와 지도자들이 함께 투병을 응원하는 의미로 사인한 유니폼을 함께 전달했다.
한국 여자탁구 대표팀 선수들의 사인과 응원 메시지가 새겨진 유니폼을 건네자 라리바가 반색했다. 안재형 감독과 앙하은 전지희 박주현 송마음 최효주의 사인 아래 '넌 이겨낼 수 있어, 행운을 빌어!'라는 영문 메시지가 또렷했다. 라리바는 "너무 고맙다. 특히 한국의 동료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얼른 나아서 꼭 다시 테이블에 복귀하겠다"고 약속했다.
라리바는 항암제 투여로 인해 짧아진 머리를 만지며 "머리가 짧아졌는데 보기 어떻냐"고 물었다. 유 위원은 "나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 딸 때 '빡빡이'었어. 원래 '빡빡이'들이 탁구를 잘 쳐"라고 농담했다. "저도 다음번엔 이 머리로 시합에 나갈까요?" 라리바가 농담으로 받아쳤다. 병상의 그녀는 여전히 씩씩했다.
라리바는 7일 동생의 골수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는다. 유 위원은 "라리바, 너는 올림피언이고 용감한 선수니까 틀림없이 이겨낼 거야. 꼭 다시 다시 코트에서 보자. 꼭 그렇게 될 거야"라는 말과 함께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이날 보니파시오 세인트 루크 병원 방문에는 필리핀 IOC위원 Mikaela COJUANGCO JAWORSKI,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장겸 필리핀 대한체육회 윤만영 회장, 필리핀 탁구협회 팅 레디스마, 대한체육회 필리핀탁구협회 노준환 회장, 필리핀탁구국가대표 권미숙 감독이 함께 동행했다.
유승민 위원은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 윤만영 회장의 요청으로 현재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포츠조선/마닐라서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