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남방정책의 중심지로 떠오른 베트남 대도시에서 최근 키즈 카페가 성행하고 있다. 키즈 카페 같은 산업은 국가의 질적 성장과도 관련이 있는 부문이어서, 베트남의 관련 산업 현황은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만 아직 초창기여서 베트남의 키즈 카페는 일종의 실내놀이터 개념에 가까운 시설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키즈 카페 수준은 아직 아니라는 것이다.베트남에서 어린이 실내놀이터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께부터다. 호찌민과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 대형마트나 쇼핑몰을 연 사업자들이 쇼핑객들의 편의를 위해서 실내에 놀이터 형식의 어린이를 위한 공간을 마련한 것이 시작이다. 이 시설은 베트남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덩달아 높아진 관심을 받는 분위기다. 경제력이 커지면서 여유가 생긴 이들이 자녀들에게 쏟는 관심과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베트남의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이 같은 성향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전언이다.
호치민은 무역관은 “경제 성장과 도시화가 지속되는 동시에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2명 이하의 자녀 아동을 둔 가정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비용을 아끼지 않는 측면이 강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난 것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성들의 대외활동이 늘면서 아이들을 잠시라도 맡길 곳이 필요하고, 키즈 카페 같은 곳의 쓰임새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여성 경제 활동 인구 비율은 세계 평균보다 높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노동인구 중 여성의 비율은 세계 평균 39.3%인데 반해, 베트남은 48.1%나 된다. 이 같은 베트남 사회 분위기는 관련 산업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 엔젤 산업, 즉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호치민 무역관이 현지 시장조사 기업 인테이지 베트남(Intage Vietnam)의 관련 조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베트남의 출산·유아용품, 의료, 교육, 놀이 서비스 등을 포함한 현지 유아 및 아동 산업 매출은 연간 50억달러를 웃돈다.
다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질적 수준을 보이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일례로 한국형 키즈 카페와 비교했을 때 베트남 실내놀이터는 보호자를 위한 시설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기저귀를 교체하거나 모유수유가 가능한 공간도 찾기 힘들다. 호치민 무역관에 따르면 시장 조사 차 방문한 베트남 회사들이 운영하는 실내놀이터 4곳 모두 어린이 전용 화장실을 별도 마련한 곳은 없었다고 한다. 키즈 카페의 주 사용자들이 어린이지만 보호자들도 같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런 부분은 숙제인 셈이다.
물론 베트남 현지에 우리 눈높이 수준의 키즈 카페도 있다. 주로 외국인이나 현지 부유층들이 있는 곳에 자리 잡은 곳으로 대중화는 아직 거리가 있다. 하지만 호치민 무역관은 “그동안 베트남에서 유아 및 아동 관련 산업은 만 11세 미만의 1500만 인구를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다”면서 “현재 더욱 구체화된 수요를 따라 질적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베트남 실내놀이터는 현지 기업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열악한 공공 놀이시설 등 자국민들의 니즈를 정확히 꿰뚫어 본 덕이라는 평가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