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람푸 지역은 프라아팃 로드, 위쑷까셋 로드, 딘쏘 로드 그리고 라차담넌 에비뉴와 백팩커들의 성지라 일컫는 카오산 로드와 람부뜨리 로드 일대를 아우른다. 방람푸(비슷한 이름의 타 지방 이름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는 조금 헷갈리는 이름이 될 수도 있다)의 ‘람푸’는 지금은 멸종 위기에 있는 ‘코르크 나무’를 뜻한다. 한때 방람푸 일대에는 코르크 나무들이 많이 자생했고 코르크 나무 때문에 반딧불이도 많이 서식하는 지역이었다고 전해진다. 수년전 방람푸의 마지막 남은 백년된 코르크 나무가 죽으면서 이제 더 이상 방람푸에는 ‘람푸’나무가 살지 않는 지역이 되어버렸다.
코르크 나무가 많았을 때는 방람푸 지역 일대가 밤이면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평화로운 지역이었을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생소한 느낌을 받게 된다. 지금 이 지역에 살고있는 50대 태국인들은 근처 수로에서 수영도 하고 물고기도 잡으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이 또한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믿기 힘든 이야기들이다.
방람푸 박물관은 이런 옛날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박물관이다. 2014년 10월 1일에 개장한 이래 지금껏 다양하고 색다르며 최첨단 시설들을 갖춰가며 진화해 왔다. 박물관은 무료이며 이는 태국인 외국인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박물관 입구에서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메일 주소만 적으면 구경할 수 있다. 단, 약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내부 투어는 반드시 가이드와 함께 해야 하며 매 시간 투어가 출발한다.
가이드 투어는 태국어로만 진행된다. 아마도 아직은 외국인 손님들이 거의 없기 때문인 듯 하다.(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박물관이라 생각되지 않는 외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고 할 것이다. 박물관의 위치는 정확하게 프라아팃 로드 ‘프라쑤멘 요새’와 ‘주유소’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지도 참조 : Google – Pipit Banglamphu Museum)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과 국경/공휴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다
방람푸 일대는 왕궁 근처였기에 관공서들이 많았던 지역이다. 따라서 방람푸 지역에는 관공서에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문서 작성을 위한 ‘인쇄소’들이 많았던 지역이기도 하다. 방람푸 박물관 역시 예전에는 인쇄소였던 곳이다. 낮에는 학교로, 밤에는 관공서 전용 인쇄소로 활용되었던 건물로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방람푸(특히 삔끌라오 인근)에는 아직도 여러 인쇄소들이 남아있다. 그리고 이들은 주로 다양한 공립학교와 대학 그리고 관공서 출판물을 인쇄하며 명맥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방람푸 박물관 건물 역시 예전에는 ‘크루 싸파 롱핌’으로 불렸던 나무로 만들어진 인쇄소 건물이었다. 1925년에 지어진 목재 건물은 태국 공립학교 교과서를 제작하던 인쇄소였다. 이후 1932년 인쇄학교를 병행하면서 태국 최초의 인쇄술을 교육하는 인쇄 교육학교로 발전하게 된다. 이후 1946년 학교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고 인쇄에만 전념하는 인쇄전용 작업장으로 변신한다.
1985년까지 운영하던 인쇄소마저 문을 닫고 1995년 임대가 끝날 무렵 땅을 소유하고 있던 태국 재무부에서는 해당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건설할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이때 방람푸의 오랜 주민이자 현 박물관이 남아있을 수 있는 결정적 도움을 준 Mrs. Orasi Silpi씨가 해당 건물의 역사적 가치를 역설하며 건물을 부숴서는 안된다 세상에 호소한다. 2001년, 결국 태국 순수예술협회에서 해당 건물을 현재의 박물관으로 재건립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글/사진 김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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