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열병식 참석을 앞둔 지난 7일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등 3개국 순방에 나서면서“역사를 깊이 새기고 미래로 향하자”는 제목의 서명 기고문을 러시아 관영 신문인 '로시스카야 가제타'에 발표했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역사를 돌이켜보면 파시즘과 군국주의가 발동한 침략전쟁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지역을 포함해 수많은 나라와 국민에게 인류 사상 최악의 재난과 대참사를 가져다줬다면서 정의와 사악, 광명과 암흑, 자유와 노역간의 결사적 전투에서 중국과 러시아 등 50여개 국가의 국민, 그리고 평화를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손을 잡고 국제 반파시즘과 반군국주의 통일전선을 광범위하게 결성해 처절한 싸움을 펼쳐 끝내 야만적인 침략자를 물리치고 세계 평화를 실현했다고 회고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는 유럽의 주요 전장으로 전쟁은 러시아 국민과 기타 형제민족 총 2700만명의 생명을 앗은 참혹한 대가를 치렀다"며 "판필로프장군의 28용사, 마트루소프, 조야 등 수 많은 영웅의 아들딸들이 조국의 독립과 존엄, 나아가 세계 평화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하늘과 땅을 감동시키는 전투 시편을 썼다"고 썼다.
그는 또 지난 2013년 3월, 처음으로 러시아에 대한 공식 방문 당시, 크렘린궁 붉은 담 밖의 무명열사묘지에 추모 화환을 올리던 정경을 회고했다.
그때 당시 시 주석은 "철모 하나, 붉은 깃발 하나, 그리고 불멸의 화염은 불굴의 생명을 상징하고 침략자에게 영원히 굴복하지 않으려는 열사 정신을 상징한다"며 "당신들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없지만 당신들의 공훈은 영세불멸할 것", "러시아 인민과 중국 인민 그리고 세계 인민은 영원히 당신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또 "중국은 아시아의 주요 전장이었다"며 "중국인민의 항일전쟁은 가장 일찍 시작됐고 또 가장 오래 지속됐고 조건 또한 가장 열악했다"고 언급했다. 또 "3500만명의 민족적 희생을 치르며 최종 항일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거두어 세계 반파시즘전쟁 승리에 거대한 기여를 했다"며 "중국인민이 항일전쟁 승리에서 겪은 갖은 고난 역시 러시아 인민과 함께 영원히 역사에 새겨질 것"이라고 썼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과 러시아민족은 모두 위대한 민족으로 우환과 재난을 함께하며 피로써 전우애를 다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 근거로 마오쩌둥(毛泽东)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소련군 참여, 중국 혁명열사 자녀들의 후방 지원, 중국을 위한 러시아의 물자, 장비, 병력 지원 등을 상세히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의 저명한 사학자인 클류체프스키의 “역사의 기억을 상실한다면 우리의 영혼도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사라질 것”이라는 발언을 소개하면서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을 의미한다. 중·러 양 국민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 사람들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부인 혹은 왜곡하거나 의도적으로 고치려는 시도 및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위대한 민족으로 지난 날 우리는 고난을 함께 하며 피로 무너뜨릴 수 없는 전투 우정을 쌓아왔다"며 "오늘날 중·러 양 국민은 더욱이 손에 손을 잡고 공동으로 평화를 지키고 상호 발전을 추진하며 계속해서 세계의 지속적인 평화와 인류의 공동 진보를 위해 기여할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