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문대인 헤이룽장성 하얼빈공업대학은 공과 대학이지만 대부분 한국인 유학생들이 인문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이동매 유학생센터 학생모집 및 관리 팀장에 따르면 현재 이 학교에는 300여명 한국인 유학생들이 있는데 70% 이상이 중문학과 혹은 국제무역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또 장단기 연수생 유학생을 포함한 연간 한국인 유학생수는 600여명에 달하는데 대부분 인문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
하얼빈공대 부분 한국인 유학생들이 중국어 교사(왼쪽)와 함께 중국어 공부비법을 두고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학교 인문학부 국제경제무역학과 1학년의 황지희 학생은 "중국의 경제수준이 계속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간 경제무역에 관심이 있어서 국제경제무역학과를 선택했다"면서 "졸업 후 한중 관련 무역회사에 취업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몇년 전만해도 공과학과를 선택한 한국인 유학생이 몇 명밖에 안되었지만 최근 들어 항공우주학과, 전자학과, 기계학과, 컴퓨터 등 공과학과를 선택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공과학과에서 공부하는 한국인 유학생이 10% 정도 된다.
이 학교 우주항공학부 자동화학과 4학년의 홍석민 학생은 "하얼빈공대에서 로봇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서 하얼빈으로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학교 10명 한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어를 선택한 주요 목적에 대해 3명 학생이 "중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파서"라고 답했고 3명 학생은 "중국의 발전 가능성에 대비해서"라고 답했다. 1명 학생은 "중국이 G2 경제대국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으며 3명 학생은 "부모(지인)의 권유로 유학 왔다"고 밝혔다.
또 하얼빈을 유학지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하얼빈지역의 중국어 발음이 표준이여서"라고 답한 학생이 5명, "선배(지인)의 소개로 왔다"고 답한 학생이 4명, "로봇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학생이 1명 되었다.
중국 유학생활에서 부딪친 어려운 점과 관련, 5명 학생은 "(아직도 중국어가 능통하지 않아)언어소통(의사소통)이 힘들다"고 밝혔다.
이 학교 컴퓨터학부 컴퓨터과학 및 기술학과 2학년의 장수진 학생은 "어린 나이에 혼자 중국 조기유학을 결정하고 왔는데 중국어를 하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왔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또 대학교라는 다른 환경에 적응하려고 하니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특히 수업을 따라가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하얼빈공대 유학센터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공부를 잘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 4명 학생은 "문화적 차이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고 또 다른 한 학생은 "중국의 일처리 속도가 더디다"고 밝혔다.
전공 선택 후 계획과 관련해서는 4명 학생이 "한중 무역회사에 취업하겠다"고 말했고 2명 학생은 "귀국해서 취업하겠다", 1명 학생은 "한중 공동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 2명 학생은 "취업을 생각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 학교에서 본과를 졸업한 후 계속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연간 30명 정도 되었다.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10명 중 HSK(중국어 수준) 6급에 통과된 학생이 3명, 5급에 통과된 학생도 5명이었다. 나머지 1명은 4급에 통과됐고 1명은 HSK 시험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까지 하얼빈공대에 유학을 온 한국인 유학생 총수가 1만명에 달한다.
특히 지금까지 이 학교를 졸업한 한국인 유학생 중 이미 500여 명이 중국 현지 한국기업에 취직해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