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cmp)
고령화와 낮은 출산율로 홍콩의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7년까지 생산가능인구가 약 169,7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홍콩은 초과 근무 문화와 부족한 근무 유연성으로 여성과 은퇴자들이 다시 노동 시장에 뛰어드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허(He)씨는 일, 가사, 양육으로 하루가 빽빽하다. 오전 7시에 일어나 두 딸 등교 준비를 마치면 웡타이신에서 쿼리베이로 출근한다. 작은 딸 유치원 하원시간에 맞춰 4시 반에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이때부터 자녀 양육으로 하루 중 두 번째 일과가 시작된다. 그녀는 “힘이 들지만 34세의 나이에 다시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일을 시작하면서 한 달에 약 5천 홍콩 달러정도 더 저축할 수 있게 되어 올해 가족 여행 갈 목돈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매튜 정 킨 청(Matthew Cheung Kin-chung) 정무사관은 홍콩의 노동력 부족 위기를 우려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노동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취업을 원하는 중국 출신의 이민자, 외국인 영주권자, 장애인, 은퇴자 모두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홍콩의 인력난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어느 하나의 인적 자원도 빠트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은 홍콩 전체 인구 중 5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남녀 고용율에 따르면, 남성 68.6%가 고용 상태인 반면 여성은 54.8%이다. 기혼 여성의 경우 48.6%로, 미혼 여성의 70.3%보다 훨씬 낮았다.
허씨는 두 딸을 낳은 후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딸들이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꿈도 못 꿨다. 허씨의 남편은 요식업 종사자로 생활비로 한 달에 약 1만 홍콩 달러를 가져왔지만 사립 어린이집 학비가 약 6,500 ~ 9,500 홍콩 달러이기 때문에 어린이집에 보낼 꿈도 꾸지 못했다. 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자리가 부족해 하늘에 별 따기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홍콩에는 약 35,500개의 어린이집이 있으며 그중 7,500개가 공립 어린이집이다. 그러나 홍콩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21년까지 69,478명의 어린이집 보육 서비스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웡타이신 지역 위원회의 마벨 참(Mabel Tam) 의원은 어린이집과 방과 후 보육 시설이 많아야 주부들이 다시 고용시장으로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고령의 가족원을 돌봐야 해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못하는 여성도 많다고 말했다. 정부가 올해 200억 홍콩 달러 예산으로 사유지를 매입해 어린이집과 노인복지센터 등 158개의 복지 시설을 마련하면 여성 노동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만 6,500명의 여성 주부와 조기 퇴직 여성들이 ‘적합한’ 일자리를 찾는다면 일을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유연한 근무시간, 합리적인 급여 등이 포함되었으며 대부분은 파트타임 일자리를 선호했다. 그러나 수많은 전문가들은 홍콩의 근무 탄력성이 부족하고 파트타임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해야만 주부와 은퇴자들이 다시 노동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연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직원 채용이 쉽지 않다고 주장한다. 홍콩호텔연맹은 “회사가 유연성을 제공할 의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텔업 직원 고용이 쉽지 않다. 4성급 또는 그 이하의 호텔들의 경우, 은퇴자의 재취업과 여성들을 위한 파트 타임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특성 상 교대 근무가 이들에게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기준, 홍콩 내 88,135개의 일자리가 구직자를 찾지 못하고 결원 상태이다. 이는 전년대비 7.5% 증가했다. 일자리 결원비율이 가장 높은 산업은 호텔업과 요식업으로 총 13,907명에 달했다. 호텔연맹은 “호텔 산업의 일자리 결원률은 5천 ~ 6천으로 추정된다. 몇 명을 채용해도 이들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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