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인구 면역력 없어 ‘7월까지 코로나19 종식 희박’
(사진=scmp)
최근 홍콩대에서 발표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바이러스 병원체가 2003년에 전 세계를 강타했던 사스의 병원체보다 3배 이상의 복제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환자의 면역 및 염증 반응은 사스보다 더 약하게 나타나 진단하기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위엔 쿽융(Yuen Kwok-yung) 홍콩대 미생물학 박사를 주축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의 폐 조직을 채취한 검사 결과를 토대로 진행되었다. 코로나19 환자 6명이 기증한 폐 조직을 사스와 코로나19 두 종의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48시간 동안 코로나19가 사스보다 3.2배 더 많은 전염성 바이러스 입자를 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함께 참여한 추힌(Chu Hin) 홍콩대 의대 부교수는 “일부 샘플은 코로나19가 48시간 동안 바이러스 입자가 100회 복제되었다. 이는 사스가 최절정이었던 10 ~ 20회 복제력보다도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강한 복제력에 반해 염증 및 면역 반응이 사스보다 약하게 나타나 의료진들로 하여금 더욱 진단하기 어렵게 한다. 사스와 달리 코로나19는 24시간 이내에 인터페론 신호 유도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인터페론 신호는 세포 내 다양한 단백질들이 복잡한 신호 전달체계를 거쳐 항바이러스성 단백질인 인터페론 분비를 유도해 바이러스 침입을 일차적으로 막는 매우 중요한 면역 반응이다.
폐 염증을 진단하는 염증성 유전자 표지(마커) 13종에서 코로나19는 단 5개 표지에서만 반응한 반면 사스는 11개에서 반응이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의 무증상 또는 경미한 증상으로 전 세계 정부가 코로나19를 통제하는데 고초를 겪고 있는 현 상황이 설명된다.
제스퍼 챈(Jasper Chan) 임상학 부교수는 “바이러스는 마치 닌자처럼 약한 인터페론 분비와 염증 반응으로 체내 곳곳에서 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서 홍콩 의료진들이 적용한 이른바 ‘칵테일 요법(여러 가지 약을 함께 혼합 사용해 치료하는 방법)’이 코로나19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홍콩 의료진들은 HIV 치료제인 로피나비르(lopinavir)와 리토나비르(ritonavir)를 혼합해 바이러스를 치료해오고 있다.
위엔 쿽융 박사는 7월까지도 바이러스가 억제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약 8,100명의 감염자와 774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사스가 억제되는데 약 6개월이란 시간이 소요됐지만, 코로나19는 불과 4개월 만에 전 세계 160만 명 이상의 감염자와 1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켜 사스 때보다 더 오래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위엔 쿽융 박사는 90%의 인구가 코로나19 면역이 없기 때문에 여름 이후에도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개인 위생 관리, 마스크 착용도 계속 유지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엔 쿽융 박사는 “2차 물결(해외 감염 유입 환자)가 줄어들고 있지만 만약 시민들이 다시 외부활동을 시작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지 않는다면 확진자가 다시 빠르게 늘 것이다. 따라서 시민 모두 함께 규정을 준수하고 불필요한 모임을 삼가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1일(토) 기준, 홍콩 내 확진자 수는 1천을 넘어섰으며 일일 확진자 수는 20명 미만으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