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교육 중시로 현지인 학생의 입학 수요 증가
(사진=scmp)
홍콩 내 50여개 국제학교 중 약 절반이 법적 외국인 학생 비율 규정인 70% 이상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학교는 홍콩에서 거주 중인 외국인 주재원 및 근로자들의 자녀들을 위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교육부에 지침에 따라 외국인 학생 비율이 7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국제학교의 외국인 학생 비율은 과거 50%에서 지난 2009년에 70%로 엄격해졌다.
그러나 지난 7일(화) 교육부가 입법회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절반에 달하는 국제학교들이 외국인 학생 비율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2개 국제학교 중 24개가 이번 학년도에 30% 이상의 현지인 학생들이 입학했다. 이는 2018년과 2019년 현지인 학생 비율인 18%와 21%에서 크게 늘어났다.
현지인 입학생 비율이 60%를 넘는 국제학교는 킹스턴 국제학교(Kingston International School), 팅크 국제학교(Think International School), 이우청 국제학교(Yew Chung International School), 키앙수 & 체키앙 초등학교(Kiangsu & Chekiang Primary School) 국제부 등 4개 학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킹스턴 국제학교는 274의 입학생 중 76%가 현지인이었으며 이는 지난 학년도의 74.7%보다도 늘어났다.
8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ESF(English Schools Foundation) 또한 샤틴 주니어 국제학교(Sha Tin Junior School)의 입학생 896명 중 현지인 학생이 약 56%를 차지하면서 법적 외국인 학생 비율을 지키지 못했다.
현지인 입학생 비율이 50 ~ 60%를 차지하는 국제학교가 3곳, 40 ~ 50%를 차지하는 국제학교가 크리스찬 연합 국제학교(Christian Alliance International School), 노르웨이 국제학교(Norwegian International School) 등 6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트지가 교육부와의 계약 위반 여부에 대한 질문에 ESF 대변인은 8개 학교를 모두 함께 합산했을 때 외국인 학생 비율이 70% 이상이라고 밝혔다. 현지인 입학생 비율이 36.2%인 슈루즈베리 국제학교(Shrewsbury Internation School)는 “교육부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계약에 명시된 요건들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홍콩 전체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 학생 90만명 중 국제학교 재학생이 4만명 이상으로 집계된다.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현지인 학생 비율은 2년 전 22.8%에서 26%로 늘어났다.
사립학교 교육컨설팅 회사 탑 스쿨스(Top Schools)의 루스 베니(Ruth Benny) 대표는 최근 몇 년 동안 홍콩으로 이주한 외국인 자녀들의 국제학교 입학 수요에 비해 현지 학생들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 부모들은 자녀의 영어 교육을 매우 중요시한다. 자녀의 영어 교육이 해외 대학 진학 등 향후 자녀 교육에 더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입킨윈(Ip Kin-Yuen) 교육 부문 의원은 2014년 대규모 민주화 운동인 우산 혁명 이후 사회적 불안이 높아지면서 현지 학생들의 국제학교 입학 수요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해외 유학을 고려하는 현지인 학생들이 국제학교를 선택하려는 경향이 높다. 한편 일부 학부모들은 현지 학교와의 다른 교육 커리큘럼으로 국제학교를 선호한다”고 말하며 “국제학교들은 정부와의 계약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며 교육부는 국제학교들의 현지인 학생 입학 정원 관련 위반 사항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