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지하철공사(MTRCL) 주주들이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고속철도사업에 사용될 추경예산과 관련하여 입법회에 심의·의결을 요청했다.
585명의 주주들이 참석한 추경예산 편성 총회에서 주주들은 99.83퍼센트에 달하는 찬성률로 19억 6천만 홍콩달러(한화 3,040억 원)의 추경예산 요청을 의결했다. 홍콩지하철공사 지분의 76%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홍콩 정부는 이번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은 "추경예산을 승인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MTRCL 측의 요구에 힘을 실었지만, 현재 범민주파 의원들이 이에 대해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예산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프레더릭 마(Frederick Ma) MTRCL 회장은 입법회에 “2009년 편성된 건설 예산 65억 홍콩달러가 올해 중순에 다 소진될 예정”이라며 “사업이 중단되면 국제 건설 사업계에서 MTRCL 평판에 큰 손상을 입을 것이고, 나아가 중국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속철도망 '일대일로(一帶一路)'와의 연결을 잃어 홍콩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라고 말했다.
고속철 공사를 감독하고 있는 필리코 웡(Philco Wong)은 “만약 추경예산을 받지 못한다면 40개 이상의 주요 건설 계약 및 60여개의 사업들이 중단돼 소송이 발생할 수 있고, 동시에 5,000-7,000명 가까이 되는 인부들이 일자리를 잃어 사회적으로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추경예산을 반대하는 공공정책 싱크탱크 노조위원장 알버트 라이(Albert Lai)는 “직장을 잃는 사람들은 거의 일용직으로 다른 MTR 연장 공사 현장에서 현재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일부 투자자들은 공사비용이 늘어난 것에 대해 "책임은 지려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추경예산을 받으려고 돈을 빌리기만 한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고, 일부 홍콩 시민들 역시 막대한 세금을 투입해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2008년에 착수한 고속철 사업은 홍콩-선전-광저우를 이어주는 고속철도사업으로 2020년 3분기에 완공 예정이다. [홍콩타임스 천효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