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까지 살려면 HKD397만 필요해’
홍콩 연금 MPF가 세계 최대 연금 규모 20위권에 진입했지만, 450만 명 가입자들이 안락한 은퇴생활을 하기에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3분기, MPF 20년 역사상 처음으로 운용 자산 규모가 1조 홍콩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 연금제도 최대 규모 20위권에 진입했다. MPF 가입 회원은 약 450만 명으로, 회원당 평균 연금 저축 자산이 22만5천 홍콩달러로 집계된다. 그러나 회원 약 62,900명이 1백만 홍콩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평균 저축금액 미만인 인구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홍콩 MPF 최대 공급업체 매뉴라이프(Maulife International)가 회원 1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홍콩에서 은퇴 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월 평균 1만5천 홍콩달러에 해당하는 총 397만 홍콩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회원당 평균 MPF 잔고가 22만5천 홍콩달러에 불과해 은퇴생활 자금으로는 많이 모자라다.
MPF 의무 납입액이 다른 나라보다 낮다는 점이 지적됐다. 고용주와 근로자는 매월 근로자 급여의 5%를 각각 납입해 최대 3천 홍콩달러 납부할 수 있다. 이는 싱가포르의 37%(55세 미만 근로자), 말레이시아의 23%보다도 낮다. 말레이시아 연금 제도는 2018년에 2천억 달러를 돌파해 세계 7번째로 규모가 크며, 싱가포르는 2,950억 달러로, 아시아 최대 규모다.
레이먼드 응(Raymond Ng) 매뉴라이프 부사장은 “인구 고령화 현상으로 향후 5년간 45만 명이 더 은퇴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MPF 연금 저축 금액을 늘리도록 다양한 장려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IA 홍콩·마카오 지부는 “의료기술 발달로 우리의 수명이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MPF 회원들이 은퇴자금을 충분히 저축하고 있지 않다. 회원 대부분 의무 납입액만 납부하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2019년 정부 최신 통계에 따르면, 홍콩 인구 5명 중 1명이 빈곤선 미만에 노출됐으며, 특히 65세 노인 인구 중 44.4%가 저소득층으로 전체 연령대의 빈곤율보다 두 배가 많다.
MPFA 데이터에 따르면, MPF가 운용하고 있는 투자 펀드 상품 415종이 지난 20년 동안 10월 현재 평균 3.9%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율인 1.8%를 넘어섰다. MPF 회원은 원하는 투자 펀드 상품을 선택하여 납입 부담금을 투자 배분할 수 있다. MPFA 에 따르면, 회원들은 주식펀드와 혼합형 자산펀드에 각각 약 40%와 36% 투자했으며, 나머지는 보장형 펀드, 단기금융펀드, 채권 펀드 등에 투자된다.
아시아 퍼스트(Asia First Financial Intelligence)는 “MPF는 올해 말 20주년을 맞이해 서류 작업과 행정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PF는 높은 관리 수수료와 복잡한 행정 처리로 줄곧 지적받았다.
MPFA는 “최근 수년 동안 수수료 비용이 31% 줄어들었다. 2022년까지 eMPF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되면 더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