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여파로 사회 혼란 감소
‘외국인 주재원이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홍콩이 지난해 93위에서 올해 58위로 껑충 뛰었다.
ECA 인터내셔널(ECA International)이 27일(수) 발표한 최신 ‘아시아 외국인 주재원이 살기 좋은 도시 순위’에서 홍콩이 58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2019년)에 일어난 홍콩 시위 여파로 큰 영향을 받았던 대중교통 네트워크, 범죄율 등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2019년에는 대형 태풍이 여러 차례 홍콩을 강타했던 반면 지난해에는 많지 않았다.
홍콩은 전체 순위에서 크게 상승했지만, 일부 부문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예컨대, ‘언론의 자유’ 부문에서는 지난해 6월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8년 순위와 비교했을 때도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한편 싱가포르는 첫 조사가 시행되었던 2005년부터 이번 최신 순위까지 1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리 퀘인(Lee Quane) ECA 인터내셔널 아시아 지역 책임자는 “싱가포르는 우수한 인프라스트럭쳐, 저공해, 주재원 커뮤니티 등이 잘 형성되어있다. 또한 코비드19 팬데믹 방역 정책으로 지난해 시행한 싱가포르판 봉쇄조치(서킷 브레이크, circuit break)가 다른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시행되지 않은 점도 요인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럽 대부분 도시들은 최신 순위에서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로마, 리스본 등과 같은 큰 도시들도 지난해 순위보다 20위 이상 하락했으며, 파리의 경우 올해 처음으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유럽 도시들의 순위 하락은 코비드19 팬데믹 방역 조치가 이들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코비드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지만, 각국의 방역 정책과 강도에 따라 올해 순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유럽 전 지역에서 봉쇄 조치가 시행되고 여행이 제한되면서 많은 유럽 도시들의 ‘자유로운 이동’ 부문과 ‘여가’ 부문의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
ECA 인터내셔널은 매년 전 세계 490개 이상의 도시를대상으로 기후, 의료 서비스, 주택 및 공과금, 인프라스트럭쳐, 도시 안전성, 환경오염, 정치정세 등을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ECA 보고서는 기업들이 직원을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할 때 직원의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외국인 주재원이 가장 살기 비싼 도시’ 순위에서 홍콩이 1위를 기록했다. 리 퀘인 책임자는 “홍콩은 다양한 방면에서 물가가 비싼 도시지만 특히 주택 임대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유지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정치적 불안전성과 코비드19 팬데믹 사태까지 겹치면서 임대료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전체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 한 잔의 가격을 두고 비교했을 때, 홍콩은 5.03 달러, 뉴욕 4.79 달러, 런던 3.75 달러, 시드니 3.51 달러였으며, 휘발유 1리터에 홍콩 2.40 달러, 뉴욕 0.87 달러, 런던 1.72 달러, 시드니 1.09 달러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 주재원이 가장 살기 비싼 도시’ 순위에서 유럽권 도시 순위는 올라가고 아시아권 도시 순위가 내려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 등의 강세로 유럽권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생활비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