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안·팬데믹 영향 때문
지난해 홍콩 내 대학교 자퇴생 수가 공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불안과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자퇴생 수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학교육자조위원회(University Grants Committee)가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홍콩 8개 공립 대학교에서 2,100명 이상이 자퇴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여기에는 현지 학생과 외국인 학생 모두 포함되었다.
2019/20학년도에 8개 공립대학에서 총 2,120명의 학부생 및 대학원생이 자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년도인 2018/19학년도의 1,848명보다 15% 증가했다. 이는 2003/04년도 홍콩 내 대학교 자퇴생 수가 공식적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1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자퇴생 수가 가장 적었던 해는 2010/11학년도로, 총 1,057명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 자퇴생 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2015년 이후부터는 연간 평균 약 1,800명이 자퇴했다. 2015/16년도에는 자퇴생 수가 1,868명까지 증가했다.
대학별 자퇴생 수를 보면, 홍콩대학교와 과학기술대학교가 각각 357명과 207명이 자퇴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6%와 35% 증가했다. 침례대학교는 전년도보다 10% 증가한 160명이 자퇴했으며 중문대학교는 학생 311명이 자퇴해,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폴리텍대학교는 505명이 자퇴해 전년도 359명에서 약 40% 증가해 8개 공립 대학 중 자퇴생 수가 가장 많았다. 폴리텍대학교와 중문대학교는 2019년 반정부 시위가 최절정이었을 당시, 급진 시위대가 대학 캠퍼스를 점령해 진압 경찰대와의 격렬한 충돌로 캠퍼스 곳곳이 크게 파손되기도 했다.
시티대학교와 교육대학교가 유일하게 자퇴생 수가 증가하지 않고 줄어들었다. 시티대학교는 전년도 444명에서 지난해 362명으로, 교육대학은 전년도 158명에서 지난해 151명으로 자퇴생 수가 감소했다.
대부분 대학교들은 개인사 또는 가족 문제가 학생들의 주요 자퇴 사유라고 밝혔지만, 일부 학생회 대표 등 일각에서는 반정부 시위 이후 많은 학생들이 홍콩을 떠나 해외로 유학 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최대 교육 단체인 홍콩전문교사협회(PTU)의 펑 와이와(Fung Wai-wah) 회장은 “사회 불안, 팬데믹과 더불어 해외 이민 물결이 자퇴생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전히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홍콩의 대학이 높은 수준의 교육의 질을 제공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홍콩의 장기적인 경제·사회적 변화 전망에 이민을 선택하면서 자퇴를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대학교 행정위원회 학생 대표이자 전 학생회 회장인 에디 제(Edy Jeh)는 물론 코비드19 팬데믹으로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자퇴를 하고 고국으로 돌아갔기도 했지만, 해외 유학을 선택한 현지 학생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학생들은 대만, 영국 등 해외 대학으로 편입했으며, 혹은 일부 현지 학생들은 전공을 바꾸기 위해 자퇴 후 다시 입시 준비를 하고 있다. 예컨대 법학과를 다니던 지인이 2019년 반정부 시위 이후 홍콩의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하락해 자퇴 후 치예과 지원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엘런 우(Alan Wu) 폴리텍대학교 학생회 회장도 많은 지인들이 자퇴 후 호주, 캐나다 등 다른 나라로 유학을 떠났다고 밝혔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