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학-산업 협력으로 ‘현지 졸업생 훈련 필요’
현지 IT 인재의 해외 유출이 증가하는 반면 해외 전문인력의 현지 유치가 저조해 인적자원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리크루트 회사들에 따르면, 올해 IT 부문 채용이 급증했다. 다국적 기업, 보험업, IT 기업 등에서 데이터 사이언스, 클라우드, 정보보안 등 IT 인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그러나 리크루트 회사 NLSearch는 “IT 인재 채용 수요가 증가했지만, 관련 인재 부족으로 회사들은 제한된 인재풀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비드19 팬데믹으로 국경 간 이동이 제한되고 21일 의무 호텔 격리 시행이 해외 인재 유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민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발급된 취업 비자 건수는 14,617건으로, 이는 전년도 2019년의 41,289건에서 크게 줄어들었다. IT 부문 취업 비자의 경우, 2019년 1,655건에서 2020년 652건으로 줄었다. 취업 비자 연장 건수도 2019년 22,159건에서 19,323건으로 줄어들어, 많은 외국인 인재가 홍콩을 떠났음을 시사한다.
중국 본토 인재 유입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중국 본토 인재들이 신청하는 취업 비자(ASMTP) 제도를 통해 발급된 신규 비자 건수는 6,995건으로, 2019년 14,053건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취업 비자 진행 속도가 많이 느려진데다 21일 호텔 격리 조건이 많은 해외 인재들의 홍콩 이직 결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퀘인(Lee Quane) ECA 인터내셔널 아시아 지역 책임자는 “코비드19 팬데믹 관련 제한들이 언제 완화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많은 기업과 잠재적 해외 인재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현지 IT 인재의 해외 유출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에 따라 영국, 캐나다 등 해외 국가들이 홍콩인들에 대한 이민 정책을 완화하면서 많은 현지 인재들의 유치하고 있다.
데이터사이선스 전문가 웡(Wong)씨는 2019년 반정부 시위 때부터 엔지니어들의 탈홍콩 현상이 시작되었으며 지난 2년 동안 그 현상이 더욱 두드려졌다고 밝혔다. 그는 “꼭 홍콩의 정치적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IT 전문가들은 세계 어디에서도 수요가 높기 때문에 해외 이직이 쉽기 때문에 수당 및 패키지 조건이 따라 쉽게 이직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해외 국가와의 IT 산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현지 인재를 확보 및 훈련을 하고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에 대한 취업 정책을 강화해왔지만 지난 1월부터 IT 전문가 비자 제도를 도입해 적극적으로 IT 인재 유치에 나섰다. 또한 페이스북 등과 같은 대형 IT 기업들이 싱가포르에 아시아 본부를 설치하도록 적극적인 IT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다.
리크루터 리(Lee)씨는 “홍콩은 싱가포르, 일본 등 국가와 오랫동안 IT 인재 유치에 경쟁을 해왔으며, 말레이시아, 베트남 또한 많은 IT 기업들을 유치하면서 새로운 인재 경쟁 국가가 되고 있다”며 “국경 간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 많은 홍콩 IT 인재 유출 현상이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다”고 경고했다.
홍콩 내 IT 전공 졸업생들이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 대학, 산업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홍콩 대학교들은 엔지니어링 및 IT 공학 전공 졸업생들을 매년 약 2만 명을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들 대부분 회사에서 요구하고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이언스 파크 대표인 알버트 웡(Albert Wong)은 “인재 양(quantity)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 발전이 빠른 산업에서 졸업생들이 고용 시장에서 원하는 기술을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졸업생들이 갖춘 기술과 실제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의 격차가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 대학, 산업이 함께 협력하여 인재들을 훈련시키고 그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IT 인재 부족 현상이 장기적으로 홍콩을 IT 허브로 개발하겠다는 홍콩 정부의 목표와 중국판 실리콘밸리를 개발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웨강아오 대만구 프로젝트 청사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정부는 지난 3년 동안 홍콩 IT 산업 개발을 위해 1천 억 홍콩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러나 업계는 “막대한 돈을 투자하기만 하면 안 되고 정부는 IT 산업 규제와 정책 개선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