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보다 ‘숨은 확진자’ 적어
전문가 ‘검사 방법 강화해 숨은 확진자 찾아내야’
중문대학교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홍콩 내 약 2만 명 이상의 숨은 코비드19 확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문대학교는 지난해 4월 21일부터 올해 4월 18일까지, 성인 총 4,198명의 혈액 검사를 실시했으며, 이들 중 0.14%인 6명에게서 과거 감염의 징후인 면역 글로불린G(IgG) 항체가 검출됐다. 면역 글로불린G 항체는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결합해 세포 침투를 막는 ‘중화’ 항체의 핵심 유형으로, 이 항체를 지녔다는 것은 과거에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음을 의미한다. 면역 글로불린G 항체가 생성된 사람들은 코비드19에 대한 저항력이 있어 재감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면역 글로불린G 항체를 지닌 6명 모두 심각한 코비드19 감염 증상을 보인 적이 없었으며 한 명은 무증상자였다. 이들 중 5명은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격리 시설에서 격리된 적이 있었지만 격리 기간 동안 모두 음성 결과를 받았다. 나머지 한 명은 해외여행을 가거나 시설 격리된 적이 없다.
연구 결과에 따라 숨은 코비드19 확진자가 전체 인구의 0.14%라고 가정했을 때, 보고서는 홍콩 지역사회에 숨은 코비드19 확진자 2만 명 이상이 방역망에서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홍콩 전체 인구 중 최대 2만1,415명의 미확인 숨은 확진 사례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성인 1만9,659명과 미성년 1,756명이 포함된다. 이는 코비드19 확진자 수 1명 당 숨은 확진자 2명이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폴 챈(Paul Chan) 중문대학교 미생물학 학장은 많은 숨은 감염자가 발견되지 못한 이유를 비강 또는 인후에서 샘플을 채취하는 코비드19 검사 방식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샘플이 제대로 채취되지 않아 가짜 음성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코 속 깊숙이(비인두도말) 검체를 채취하는 검사 방식 또는 대변 샘플 검사 방법을 더 많이 채택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숨은 확진자가 지역 사회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격리를 마친 사람과 병원에 입원한 코비드19 의심 환자들에 대해서도 정기적인 코비드19 검사를 실시해 가짜 음성 결과자를 솎아낼 것을 제안했다.
이어서 그는 “스페인, 미국, 파키스탄 등과 같은 해외 사례와 비교했을 때, 홍콩의 숨은 확진자 비율이 낮다. 이들 중 많게는 확진자 수 대비 숨은 확진자 수 비율이 1:10 이상이 된다”라고 말했다. 스위스 제네바는 확진자 1명당 11.6명의 숨은 확진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폴 챈 학장은 “이는 홍콩 격리 및 접촉자 추적 전략이 효과적이었으며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지했음을 뜻한다. 그러나 홍콩 인근 지역에서 코비드19 팬데믹 확산세가 다시 일어나고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고 이는 상황 속에서 가능한 빨리 백신 접종을 받아 자기 자신을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홍콩의 코비드19 감염률과 백신 접종률 모두 낮기 때문에 대부분 홍콩 주민들이 아직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으며, 집단 면역 100%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확진자 수와 숨은 확진자 수를 제외한 나머지 약 99.5%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한지 약 3개월 동안, 전체 인구 중 약 17%인 123만 명이 1차 백신 접종을 받았으며 92만 명 이상이 2차 백신 접종을 마쳤다.
한편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무료 항공권, 뷔페 식사권, 무료 호텔 숙박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에 대한 질문에 마틴 웡(Martin Wong) 중문대학교 공공보건 및 1차진료학 교수는 “의료계 대부분 이해관계자들은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달성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계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립을 지켜야 한다”라며 “회사가 백신을 접종하는 직원에게 하루 유급 휴가를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지한다. 그러나 현금 인센티브는 오히려 잠재적 백신 부작용에 대한 의심을 높여 비생산적인 방법임을 해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홍콩공항당국은 최근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백신 접종자에게 추첨을 통해 무료 항공권 6만 장을 지급할 예정이다. 9월까지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에게 전체 무료 항공권 중 5만 장은 일반 홍콩 주민에게, 나머지 1만 장은 공항 직원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해 크게 관심을 끌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