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의 본사가 있는 대만이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반도체 공정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
6일 중국시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행정원은 전날 반도체, 국방, 우주항공 과학기술 등 5개 분야 22개 항목이 포함된 '국가핵심관건기술 리스트'를 공개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대만 경제부는 14나노급을 기준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춘 것이라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역시 14나노급 이하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14나노급 이하 반도체 제품은 전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통신, 차량용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번 리스트 작성을 위해 국가안전법에 따라 정부와 산학계 인사로 심의 조직을 구성했고 1년 반 동안 논의를 진행했다.
당국은 14나노급 이하 제조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 등 주요 기술 관련 산학 연구자 명단도 만들어 관리할 방침이다. 이들은 중국에 입국할 경우 당국에 사전 통보하고 심사 및 허가도 받아야 한다.
천원장 국립대만대학교 총장은 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경쟁력 유지를 위해 입법을 통해 핵심 기술을 보호한다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대만 입법원(국회)은 지난해 5월 국가안전법 개정을 통해 국가핵심관건기술을 훔치는 경우 최고 징역 12년형에 처하고 부당이득에 대해서는 2배 이상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집권 민진당의 라이칭더 총통 후보는 전날 북부 신주현의 후커우 지역에서 반도체 역량 강화를 위한 '타오위안·신주·먀오리의 실리콘밸리 계획' 공약을 밝혔다.
이어 인근 주둥 지역에서는 친중 국민당의 총통 후보가 당선돼 대만과 중국이 양안서비스무역협정(CSSTA)을 체결하면 중국에 대만의 '밥그릇'을 빼앗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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