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브랜드 구찌(GUCCI)가 6곳의 홍콩업체에게 홍콩의 장례식에서 사용되는 짝퉁 종이가방과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지 말라고 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홍콩에서는 전통적으로 고인이 저승에서 남은 인생을 즐길 수 있도록 종이돈이나 종이로 된 차, 휴대폰, 가방 등을 태우는 풍습이 있다. 청명절 등 고인을 기리는 명절에도 종이돈이나 종이가방을 태우는 풍습이 있다. 현재 구찌 상표를 단 종이가방은 시중에서 10~20홍콩달러(약 1,500원~3,000원)에 팔리고 있다.

  구찌는 지난주 초 이러한 모조 종이가방을 제작, 판매하는 홍콩 업체 6곳에 경고장을 발송한 바 있다. 이에 홍콩의 일부 시민단체들이 지나친 처사라며 센트럴에 위치한 구찌 매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여론이 악화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구찌와 모기업인 케링 그룹(Kering Group)은 “홍콩의 장례식 문화를 최대한 존중할 것”이라며 “해당 점포가 지적 재산권을 침해할 생각이 없다는 것에 동의하며, 이에 대해 어떠한 법적 조치도 취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구찌는 “오해가 생긴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불쾌하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회사는 글로벌 상표 보호를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행동을 취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케링그룹의 샤를로트 주렛(Charlotte Judet,) 대변인은 “구찌는 최근 업주들과 적극적인 대화를 가지며 그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스포인트에서 삼십년 넘게 장례식 상품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남성은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며 “구찌 측이 이러한 일을 행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황이 더 나아질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명품 회사가 짝퉁 제품에 대응한 것에 대해 비난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 역시 샤우케이완(Shau Kei Wan)에 위치한 미용실의 의자가 자사의 체크 패턴 덮개를 사용한 것을 발견하고 상표권 침해로 미용실 원장을 고소했다. 당시 루이비통은 상표권 침해로 25,000홍콩달러(약 377만 원)의 손해보상금을 요구했으나 12,500홍콩달러(약 189만 원)에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타임스 천효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