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한반도에서 전개하는 사상 최대 군사훈련은 미군의 주둔(駐屯)을 정당화하고 북한이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에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공군훈련을 벌이는 것은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김영웅(예브게니 김) 러시아 극동연구소 박사가 분석했다.
김영웅 박사는 5일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훈련은 북한을 겁주려는 전술의 연장”이라면서 “극단적인 도발의 규모가 현실적 위협에 비해 지나치다”고 힐난(詰難)했다.
그는 “러시아 군은 시리아 전쟁에서 최대 43기의 항공기를 사용했고 현재는 30기 정도가 작전 중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약 180기의 항공기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한반도는 전쟁상황이 아닌데도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했다”고 지적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공대지 공격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군사시설에 상당한 손해를 끼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예측한다. 북한 국토의 75%는 산악지대이며 터널과 갱도에 상당수의 발사 시설이 위치해 있다. 이 외에도 대부분의 발사대는 이동식이다.
김영웅 박사는 “북한을 겁주려는 시도는 역내 긴장 유지를 위해 필요하며 이는 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즈베스티야는 한국 국방부가 이번 훈련은 일주일 전에 있었던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전에 계획되었던 것이라고 밝혔지만 러시아 전문가들은 미국이 의도적으로 긴장(緊張)을 유도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합훈련은 최신예 전투기 F-22 랩터를 포함, 230기 이상의 항공기와 약 12,000명의 병력이 참여한다. 한국 국방부는 “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훈련은 방어적 성격을 지니며 지난주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전에 계획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성-15호 발사 이후 훈련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진다. 미 공군기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들과 이동식발사대에 대한 공대지 공격을 훈련한다.
이 외에도 상황 고조는 역내 미국의 두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의 미국산 무기구입을 촉진(促進)시킨다. 도쿄와 서울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논리는 간단하다. 새로운 무기 구입은 미국국방기업 예산에 수백만 달러를 가져다 줄 것이다.
한편 평양 당국이 미국의 재래식 군사훈련은 결국 핵전쟁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가운데 북경과 모스크바는 한반도 긴장고조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면서 한반도 상황 안정화를 위한 중국과 러시아의 공동 제안을 누구도 경청(傾聽)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의 이러한 견해에 이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서울과 도쿄를 더욱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는 미국의 도발 정책은 두 동맹국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얼마 전부터 북의 미사일 공격 시의 민방위 대응훈련을 하고 있는 서울과 도쿄에서도 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도쿄대학의 타쿠쇼쿠 히데시 타케사다 교수는 “일본인들은 미국이 군사행동을 자제하기를 바라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도발하는 북한의 행동도 중단되기를 원한다.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해법을 기대하고 있지만 무력 충돌은 양측 중 한 측의 착오로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도 북한에서 유학중인 자국 학생들을 귀국조치 시키고 20년간 이어진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곧 중단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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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박근혜 푸틴 올해 만나야” 김영웅박사 인터뷰 (2016.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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