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힐러리 패배’ 러시아 지목 반박
“트럼프 준비되면 언제든 만나겠다”
뉴스로=노창현특파원 newsroh@gmail.com
“못난 패배자들이 밖에서 핑계를 찾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개입(介入)했다는 의혹을 받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조롱 섞인 반박을 했다.
푸틴 대통령은 23일 연례 내외신 합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못난 패배자들만이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선 찾곤 한다”는 말로 일축(一蹴)했다.
푸틴은 이날 한 서방기자가 “러시아가 미국의 대선에 해커등을 동원해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러시아는 미국의 정치 경제등에 관심이 많고 다양한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지만 대선 개입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한다”면서 “못난이들 만이 페배후에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찾곤 한다”라고 멋지게(?) 응수했다.
해마다 연말이면 푸틴대통령은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세계와 러시아를 상대로 러시아의 지난 1년 동안의 성과와 새해 국정방향들을 공개적으로 밝혀오고 있다. 올해는 푸틴의 12회 연례기자회견으로 ‘글로벌웹진’ 뉴스로의 김원일 칼럼니스트(모스크바프레스 발행인)가 한국 언론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했다.
회견은 사전에 취재가 허가된 내외신 기자들이 함께 자리했으며 30여명의 기자가 무작위로 질문을 하고 푸틴 대통령이 일일이 상세하게 답변, 무려 4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견이 이어졌다.
회견장에선 중국의 CCTV는 물론, 영국의 BBC,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등 서방기자들에게도 질문 기회가 주어졌다. 북한 기자도 매년 푸틴 대통령 회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눈에 띄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간 군비경쟁 가능성에 대해 “미국이 로켓, 핵무기 능력을 강화한다면 러시아도 국가방어 차원에서 로켓 핵 능력을 강화(強化)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러시아군의 현대화는 필요한 일이다”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미국과 기존에 맺어왔던 협약들을 준수하면서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유연(柔軟)한 태도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와의 회동과 관련한 질문에 “트럼프만 준비되면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다.
김원일 발행인은 “전반적으로 기자회견 비중은 러시아 국내 현안이 대부분이었고 특별히 큰 이슈가 될 만한 질의와 응답은 없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기자회견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푸틴대통령의 자세한 국정파악과 국정 장악력이 돋보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국가 영역 전 분야에 걸친 다양한 질문들에 대해서 조금도 주저하거나 막힘 없이 구체적인 수치까지 동원해 가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며 러시아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가 이유있음을 시사했다.
* 글로벌웹진 뉴스로 www.newsroh.com
<꼬리뉴스>
“러시아 중국의 최상의 관계” 푸틴 주요 답변
“러시아의 인구문제는 서서히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아직 출생자수는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사망자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인구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의료의 확충으로 인구문제는 더 나아질 것이다.”
“러시아는 과학기술 기반이 튼튼한 국가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러시아는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는 리더국가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나는 대통령으로서 러시아의 모든 문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각급 국가기관들이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주어야 국가가 발전한다.”
“러시아국방비가 올해에 예년에 비해 크게 증가해서 경제에 부담이 되었지만 내년부터는 예산이 줄어든다.”
“미국이 로켓, 핵무기 능력을 강화한다면 러시아도 국가방어 차원에서 로켓 핵 능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러시아군의 현대화는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과 기존에 맺어왔던 협약들을 준수하면서 이루어질 것이다.”
“크림지역의 경제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미 주민들의 평균 소득은 러시아와 같다. 이것은 연방차원의 지원과 러시아 기업들의 협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당연히 러시아는 미국의 정치, 경제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와의 관계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는 세계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있다.”
“(러시아반도핑기구의 조직적 묵인설과 관련) 도핑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국,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갈등과 제재는 우리가 먼저 시작한 일이 아니다. 미국과 서방이 먼저 시작해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들이 먼저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든지 화해와 협력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
“우크라이나와 EU가 만일에 무비자협정을 체결한다면 우크라이나의 저렴한 노동력이 EU로 밀려들 것이고 문제가 많이 발생할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전략적 파트너관계이다.” “러시아와 중국은 국제문제에서 항상 공동보조를 취해오고 있다.” “중국과는 에너지분야 인프라건설 관련한 협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미국과의 관계는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트럼프만 준비되면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
“(미국 대선 개입 의혹 질문에) 못난 패배자들만이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찾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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