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쾌거
손현주가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의 쾌거(快擧)를 일군 가운데 할리우드 리포터 러시아판이 한국 영화의 강점을 분석하는 기사를 실어 관심을 끈다.
'보통사람'의 한 장면
손현주는 지난 30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제39회 모스크바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영화 ‘보통사람’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주연상을 받은 것은 1993년 이덕화가 ‘살어리랏다’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16년 만이다. 최초의 주연상은 1989년 강수연이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보통사람’은 전두환 정권의 군사독재기인 1980년대 후반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가 안기부 공작 사건에 휘말리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 러시아판은 ‘한국 영화가 할리우드를 이기는 5가지 이유’에서 한국 영화계가 한국시장에서 할리우드영화를 제칠 뿐만 아니라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제39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를 계기로 주요 감독들의 작품이 러시아에서도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분석해봤다”고 전했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
한국영화 회고전에 소개된 윤제균 감독은 순수 한국장르인 멜로드라마 블록버스터의 왕이다. 그의 작품 ‘국제시장’은 한국에서만 1억 달러의 수익을 냈고, 히말라야와 공조 또한 히트쳤다. 평론가들이 이따금 지나친 감상주의를 비판하지만, 윤 감독은 아시아 정서를 어떻게 자극하는지 알고 있다.
김한민 감독은 ‘명량해전(鳴梁海戰)’과 같은 한국에서 가장 수익을 내는 영화를 제작했다. ‘명량해전’의 성공은 모든 한국인이 알고 있는 16세기 전설의 이순신 장군과 현대 스릴러를 접목시킨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김 감독은 ‘최종병기 활’에서 할리우드 레시피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만의 중세 전투장면을 개발했다. 관찰력이 좋은 러시아관객이라면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알렉산드르 네프스키’의 영향을 받은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봉준호 감독은 이미 현대고전이 되었다. ‘살인의 추억’은 지난 10년 간 최고의 영화로 손꼽힌다. 그의 대부분의 작품은 큰 히트를 쳤다. 또한 봉 감독은 변함없이 자신의 블록버스터를 제작하며 예산규모 기록을 깨고 있다. 가장 성공한 ‘괴물’의 예산은 110억원이었으며 넷플릭스용으로 제작된 "옥자"의 예산은 500억원으로 다른 감독들의 작품예산보다 4-5배 높다.
류승완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무술과 영화 두 가지를 좋아했다. 그후 이 취미를 직업에 접목시켰다. 최근 그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오마주했다.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는 ‘재키 브라운’을, ‘짝패’에서는 ‘킬빌’의 장면을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류 감독은 트래직코믹 스릴러 장르를 통해 현대사회의 주요문제인 부정부패와 자본주의를 조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동훈 감독은 그의 복잡한 시나리오를 아무도 영화화할 수 없어서 감독이 되었다. 그의 영화에는 셋, 다섯 혹은 여덟 명의 주인공과 속임수, 계략, 여러 복선(伏線)과 약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가장 인기를 끈 ‘도둑들’은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일레븐’과 비교되지만, 최 감독의 영화는 더 복잡하고, 의아하겠지만, 1950년대 헐리우드 고전과 더 비슷하다.
* 한국영화의 5가지 힘
창의력
한국감독들에게는 일반적인 장르의 법칙이 통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멜로드라마와 스릴러 그리고 코미디를 혼합하며 간혹, 명확한 해피엔딩으로 영화가 끝나기도 한다. 감독들이 스스로 시나리오를 쓴다. 이것이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감독의 스타일이라면, 한국에서는 일반적인 주류영화의 과정이다. 반자본주의 코미디 ‘옥자’는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출품되었다. 이 영화에서 틸다 스윈튼은 옥자를 이용해 슈퍼돼지 프로젝트 추진을 꿈꾼다. 이것이 바로 창의력의 예이다.
영화관
한국영화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1990년대말 멀티플렉스가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영화산업발전은 지금까지 멈추지 않고 있다. 중요한 것은 총 상영관 수가 아니라 기술과 다각화이다.
주요사업자는 CJ와 롯데로, 이 기업들은 30m가 넘는 스크린을 이용하며 4DX를 제작하고 있다. 3면을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ScreenX도 선보이고 있다. CJ가 보유한 CGV는 예술영화 상영도 하고 있다. CGV아트하우스는 이미 수년 동안 한국영화제에서 한국독립영화 감독들에게 특별상을 수여하며 그들의 작품을 멀티플렉스에서 상영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
‘동은 동, 서는 서’라고 19세기 말 영국의 시인 러디어드 키플링(Joseph Rudyard Kipling)은 말했다. 오늘날 모두 같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같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으며 같은 메가폴리스에 살고 있다. 키플링의 말은 이미 구식이 된 듯하다. 그러나 매주 한국영화와 미국영화를 비교를 할 기회를 가지고 있는 한국관객들에게 그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집단주의 경향을 보이는 한국인들은 미국영화 주인공들의 개인주의와 생활습관을 보편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정서의 특징이 반영된 한국영화를 선호한다. 그러나 문화의 차이는 반대로도 적용되고 있다. 즉, 서구에서 한국영화 상영에도 방해가 되고 있다.
국가지원과 개혁
한국영화는 각 영화관마다 연중 최소 73일 한국영화를 상영해야 하는 스크린쿼터제로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이미 수년 동안 한국영화는 박스오피스 순위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스크린쿼터제는 이제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영화산업 발전과 다양성에 영향을 끼치는 더 현실적인 대책은 영화업체들의 과세변화와 영화에 투자하는 특수벤처기업 조직과 지원이다.
관객
미국이나 러시아의 전형적인 관객은 10대이거나 20대 초반이다. 한국에서 관람객의 평균연령은 열 살이 더 높다. 이러한 관객을 거대로봇이나 슈퍼히어로에 대한 특수효과가 있는 영화로 이끄는 것은 더욱 어렵다. 마블에서 유일하게 1000만 표를 판매했으며 서울에서 액션 신 일부를 촬영해 성공의 원인이 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그 예이다.
관객의 연령이 높고 교육을 많이 받을수록, 감독이 할리우드를 모방하지 않는다면, 현지영화를 더 높게 평가한다. 또한 경험이 많은 영화광들은 한국아트하우스 산업에도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글=블라디미르 자하로프|러시아 할리우드 리포터
* 글로벌웹진 NEWSROH(www.newsr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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