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콤메르산트 취재기

 

 

9월 6일 루스키섬에서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몇 시간을 같이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운 세계대전의 위협 해소를 위한 긴밀한 남북러 3자 관계발전을 제안했을 뿐만 아니라 기꺼이 푸틴 대통령과 함께 극동거리 전시장을 둘러보며 연해주에서 유대인 자치구에 이르는 러시아 전시관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다음은 두 정상과 동행한 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기자의 취재기.

 

 

문재인-푸틴.jpg

 

 

푸틴 대통령은 블라디보스톡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났다. 만남은 이미 몇 달 전부터 계획되었고 대체로 북한의 행동으로 인해 역내 상황이 극도로 긴장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아베 일본 총리의 블라디보스톡 방문도 푸틴 대통령이 1년 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이미 구체화 되었다. 여하튼 마침내 푸틴 대통령은 선한 측에 서게 되었다.

 

물론 한국 기자들은 안절부절못하고 보통 대통령들 간의 정상회담이라면 더욱 서두른다. 우리는 40분가량 정상회담이 시작되기를 기다렸지만 갑자기 한국 기자들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순식간에 그들은 취재진이 아직 출입할 수 없는 문을 통해 회담장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후 그들이 고개를 떨구고 몇몇은 머리가 헝클어진 채 우리에게 돌아왔을 때 놀라지 않았다. 단지 그들은 제때 멈추어 서지 못했을 뿐이다.

 

그들 중 한명과 나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자신을 일간지 기자라 소개했지만 어느 신문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물론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만남에 희망을 걸고 있으며 푸틴이 평양의 장사정포와 미사일 공격을 피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하는 듯 했다.

 

“당신은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상상할 수 없을 겁니다. 우린 폭격을 항시 걱정하고 있지요. 나는 매 순간 나도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끔찍합니다. 당신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까?”라고 한국기자는 물었다. 나는 그랬던 적이 없었음을 인정해야 했다. 딱 한번 중동출장 중에 사흘 미만이었지만 그런 적이 있었다. “한국에 오세요. 당신은 경험할 수 있을 거에요”라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한국 방문을 확신할 수 없었다.

 

마침내 취재진을 회담장으로 불렀다. 기강이 잡힌 러시아 대표단은 항상 그렇듯이 벌써 오래 전부터 자리잡고 있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유리 우샤코프 등등. 그리고 마치 전날 밤의 중국 샤먼에서처럼 그들은 다시 무엇인가에 기뻐하는 듯 있었다. 아마도 포럼이 서울이 아닌 블라디보스톡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푸틴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 진정으로 서로에 대해 알지는 못했겠지만 진심을 가지고 만남을 가졌다. 한국 대통령은 얼마 전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1년 전 동방포럼에서 푸틴 대통령이 만났던 사람은 다른 한국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아직도 그녀의 재판은 진행 중이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외국 정상들과의 만남에서 교역량의 급격한 증가에 주의를 집중시킨다. (아마도 그런 국가들의 정상들과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일지도...) 그리고 한국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16.6%라는 약간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교역량이 50% 증가하였다”고 그는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우리는 매우 짧은 기간 동안에 매우 자주 교류했고 전화 통화를 통해 의견을 나누었다. 그래서 우리가 매우 가까워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그는 러시아어로 말했다), 우리는 거의 동년배이고 우리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 인생에서 매우 많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당신을 매우 가깝게 느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극동 발전에 관한 푸틴 대통령의 정책과 그의 신북방정책이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희망을 위해 노력합시다”. 단지 푸틴 대통령은 극동지역을 잃지 않기를 원하고 문재인은 북한을 얻기 원하는 것이 다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도 말했다. “한국은 러시아에게 있어 최상의 파트너로 생각한다. 만약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과 맞닥뜨릴 것이다.” 3차 세계대전을 우려하는 듯했다.

 

회담 이후 푸틴 대통령은 한-러 간의 여러 협약에 서명하면서 문 대통령의 이러한 지적에 응답하는 듯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이전처럼 북한이 참여하는 3각 협력 프로젝트를 실현할 준비가 되어있음을 강조한다. 러시아와 한국 북한간의 가스관 연결과 송전선 연결, 철도 연결 등이 가능할 것이다”. 즉 다른 말로 하자면 푸틴 대통령은 한국 및 북한과 철도와 가스관을 공유함으로써 전쟁을 막아보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것은 좋은 시도이다. “매우 반가운 제안이다. 극동개발은 양국의 발전뿐만 아니라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3감 협력의 중심기지가 될 것이다”라고 문재인 대통령은 평가했다. 상당한 리스크가 있지만 이 시도는 나쁘지 않다.

 

양국 정상은 오찬(午餐)을 같이 한 후 아약스 해변에 위치한 극동거리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장은 극동지역의 생활상을 소개하는 몇 개의 파빌리온과 스탠드로 구성되어 있다. 푸틴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캄차트카주와 사할린주 전시장을 방문하여 러시아 신형 헬기 K-26과 사할린주의 스키장 프로젝트 등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양국 정상은 평창동계올림픽 스탠드를 함께 방문했다. 그 곳에서 두 정상은 약 5분 가량 영상물을 시청한 후 문재인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인형들을 선물하고 기념촬영을 함으로써 거의 반나절이 소요된 일정을 마쳤다.

 

블라디보스톡=안드레이 콜레스니코프 기자 | 콤메르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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