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러시아 도핑스캔들 조사와 관련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진다. 국제반도핑기구(WADA) 집행위는 서울에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의 복권문제를 결정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RUSADA가 완전히 자격을 회복하면 이는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라고 보고있다. 개혁이 이루어진 RUSADA의 기능과 수준에 문제가 없다고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WADA가 발표한 모스크바반도핑실험실의 데이터 수령과 리차드 맥라렌 보고서 내용의 무조건적 인정 요구 등 최근 사건들은 러시아로 하여금 WADA 총회를 긴장하며 기다리게 만든다.
만약 다른 상황이었다면 서울에서 15일과 16일에 개최될 WADA 집행위와 설립이사회는 다분히 일상적인 행사였을 것이다. WADA의 최고운영조직들은 보통 연말에 모여 다음해 예산과 전략을 결정한다. 대부분 이 회의들은 떠들썩한 뉴스거리를 내놓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상황은 다르다. 이 두 회의는 “러시아 문제” 의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시기적으로 이 회의들은 리차드 맥라렌 보고서에 관한 러시아 조사의 마지막 일정과 겹친다. 이 보고서는 러시아가 조직적으로 금지약품과 수단 사용을 장려하고 은폐(隱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IOC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3일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위반에 관한 3차 심리가 있었다. 첫 번째 심리이후 소치올림픽 챔피언인 알렉산드르 레코프를 포함한 6명의 스키선수들의 자격이 박탈되었다. 두 번째 심리에서는 봅슬레이 스켈레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의 사건이 심의되었고(판결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바이애슬론 선수들이 심의될 것이다.
두 개의 IOC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는 러시아의 평창올림픽 참가 형식 결정의 근거가 될 것이다. 그 결정은 12월 5일에 있는 집행위에서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형식적으로 조사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WADA가 러시아의 운명의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통상 IOC위원들은 WADA의 의견을 존중해왔고 의혹을 제기한 리차드 맥라렌은 독립 전문가로서 반도핑 기구를 위해 일해 왔다. 이는 “러시아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형식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러시아 스포츠 분야 문제와 관련한 의제 중 하나는 일찍이 발표되었다. RUSADA는 아직 러시아 도핑 파문이 확산되기 이전에 첫 희생물이 되었다. 2016년 6월에 나온 리차드 맥라렌의 첫 보고서가 발표되기 한참 전인 2015년 11월에 WADA는 RUSADA가 국제적 반도핑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며 복권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 이후 RUSADA는 국제감시단의 관리 아래 대대적인 개혁을 했고 9월에는 감사가 있었다. 서울에서 지위 회복에 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다.
RUSADA 관계자는 “RUSADA의 기능과 업무의 질에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없다. 이미 부여된 임무를 완전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는 아직 남아있다. WADA에서는 지위 회복은 러시아 정부의 조직적인 도핑 장려와 2014소치올림픽 샘플의 대대적 “조작”을 내용으로 하는 리차드 맥라렌 보고서에 대한 러시아의 “무조건적인” 시인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러시아 스포츠 관계자와 관료들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그러한 조직과 수단은 존재한적이 없으며 이 조건은 절대 수용 불가능함을 밝혔다.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리차드 맥라렌 보고서 시인 조건은 실제로 로드맵에 명시되지 않았고 러시아 측과 합의되지 않았으며 나중에 “추가된”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크레이그 리디 회장을 포함한 WADA 대표들과 IOC를 포함한 국제기구 대표들의 끊임없는 그 조건에 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만약 WADA가 RUSADA의 지위 회복을 결정하면 “그것은 단기적인 전망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고” IOC집행위의 긍정적인 결정을 예상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그는 12명의 집행위원과 38명의 설립이사들은 올림픽 기관들의 대표들과 각국 스포츠장관들로 다양하게 구성되어있으며 그들은 “다양한 입장”을 가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 테마가 RUSADA의 복권문제로 서울에서 해소되지 않고 최신 사건들로 “더욱 복잡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지난 10일 모스크바 반도핑 실험실의 데이터를 WADA가 넘겨받았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 데이터에는 리차드 맥라렌 보고서가 다루고 있는 2012년 1월부터 2015년 8월까지의 러시아 선수 도핑테스트 결과가 포함되어 있다. 이전에 WADA는 그 데이터 접근을 요구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샘플이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에 의해 증거물로 지정되어 공개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WADA는 이 파일을 익명(匿名)의 정보원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그것이 러시아를 어떤 위험에 빠뜨릴 지는 전혀 알 수 없다. 파일의 내용은 비밀에 싸여있고 크레이그 리디는 서울에서 공개되어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러시아연방수사위원회는 13일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대변인을 통해 이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녀는 “반도핑규정위반 조사와 해당 데이터 베이스에 포함된 정보 검토를 위해 WADA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러시아 스포츠계에 대한 취재를 해온 하이오 제펠트 기자는 WADA의 서울 회의 결과에 대한 예상을 발표했다. ARD방송사의 한 프로그램에서 그는 WADA는 “러시아가 제시된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RUSADA를 기관의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결정이 “러시아 선수의 동계 올림픽 참가 금지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분야를 담당하는 비탈리 무트코 부총리는 이 예상의 신빙성에 의심을 제기했다. “제펠트 기자가 WADA의 대변인도 아닌데 조직의 결정을 발표했다. 내가 WADA의 설립이사회 회원이었다면 분개했을 것이다. 어떻게 그들이 말하듯 민주적인 조직의 결정을 미리 예상할 수 있는가. 웃긴 일이다. 그가 어떻게 우리가 어떤 규범을 이행하고 안했는지 알겠는가?”라고 무트코 부총리는 말했다. 그는 “도핑 관련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부정적인 보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의 신뢰를 실추시키려는 고의적인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서울회의에 참석하는 콜로브코프 스포츠부 장관은 조심스럽다. 그는 러시아 대표단은 “RUSADA가 WADA의 규범에 부합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집행위원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들이 두 조건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로브코프 장관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맥라렌 보고서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 알렉세이 도스페호프 |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