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고군분투가 눈물겹다.
불확실성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고, 국내 보수층의 비판 여론, 주변 강대국, 중국 일본의 견제와 압박, 초강대국 미국을 설득해야 하는 일련의 과정이 강행군의 연속이다.
원군이 없는 외로운 군대가 힘에 벅찬 적군과 맞서 온 힘을 다해 홀로 싸우는 ‘고군분투(孤軍奮鬪)’ 그 자체여서 지켜보는 다수의 국민들은 안쓰럽기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6일, 독일 베를린에서 한반도 평화구상을 선언했다.
핵심은 “오직 평화”였다. “통일은 평화가 정착되면 언젠가 남북 합의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뤄질 일”이라며 “나와 우리 정부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평화”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핵의 완전한 폐기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 관계 개선 등 한반도와 동북아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굳은 결의를 표명했다.
당시만 해도 회의적인 반응 일색이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대북 인식이 많이 안이하고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매체들은 “문 대통령의 평화구상은 홀로 외치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라며 비아냥 거렸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은 현실화 되고 있다.
1~3차 남북정상회담은 남북의 평화 의지를 확인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되었다.
9월19일, 평양 공동선언에서는 비핵화, 남북 철도 연결,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평화를 향한 다양한 계획이 협의됐다. 이 모든 것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1년 전부터 그렸던 큰 그림이었다는 사실. 그의 집념과 진정성이 놀랍기만 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부터 시작한 유엔총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종전선언을 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24일에는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한에 대한 불신이 강한 미국 내 보수층을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25일 미국외교협회(CFR) 연설에서도 “이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선택에 화답할 차례이며, 손을 들어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반도 대전환을 이루고 평화의 길을 향한 문재인 대통령의 힘겹고 고뇌에 찬 행보에 무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
고되고 힘든 여정이지만, 국민들만 믿고, 무쏘의 뿔처럼 뚜벅뚜벅 걸어가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석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