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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5일과 16일에 걸쳐 프랑스 중등부 외국어과목(LV) 한국어 교사들과 한국어 국제섹션(Section Internationale Coréenne)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1회 세미나가 개최됐다. 

오드리 일직(Audry Iljic) 장학관을 비롯한 프랑스 교육부 주요 관계자들, 송세경 교육원장, 김보경 부원장, 이부련 전 교육원장 등 한국 교육원 실무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제섹션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어 국제섹션을 담당하는 교사들이 대상이었지만 아직 교사 인원은 많지 않아, 파리, 르아브르, 보르도, 디종 등에서 활동하는 외국어 과목(LV) 한국어 교사들이 참석했다. 

행사를 마친 후 교사들의 단합을 돈독히 하는 뒤풀이 자리가 마련됐으며, 허심탄회하게 한국 국제섹션에 관한 다양한 의견들을 교환하는 기회도 갖었다.

 

 

▶ 중등부 외국어 과목(LV) 한국어 수업과 어떻게 다르나?

 

2011년은 한불교육사업의 오랜 숙원이었던 바칼로레아 제3외국어 시험과목(LV3)으로 고등학교에 한국어반이 개설되었던 해이다. 이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물밑에서 활약했던 ‘한국 아틀리에’의 공로는 그냥 간과할 수 없다. 

프랑스학생들에게 한국을 알리는 교육사업 ‘한국 아틀리에’가 출범된 것은 2008년, 당시 한국교육원과 한불교육자협회(AFELACC) 실무자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린다는 봉사 정신으로 최전방에서 발로 뛴 한국 교사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09년 루앙, 파리, 낭트, 보르도 등 5개 지역 20개 중,고교에 ‘한국아틀리에’가 개시되면서, 프랑스 학교에 공식적으로 한국어반이 개설되는 확장성을 맞이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바칼로레아 제2, 제3외국어 시험과목(LV2.3)에서 한국어 채택은 한국의 위상에 정점을 찍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여기서 그칠 수 없는 것이, 이제는 한국어 보급이라는 수준을 뛰어넘어, 한국 국제섹션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한국 국제섹션이라 함은 한국어 언어교육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엘리트 교육으로, 프랑스 교육시스템 내의 한국학교라는 개념을 지닌다. 한국의 외고나 국제고와 같은 맥락이라고도 볼 수 있다. 

 

▶ 프랑스 국제섹션의 취지와 현황

 

국제섹션의 특수성은 프랑스어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초중고에 마련된, 프랑스만이 지니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이다. 국내외 학생들은 각자 취향에 맞게 국제섹션을 선택하여 해당 외국어와 프랑스어 두 언어로 문학, 수학, 과학, 역사, 지리 등 정규과목들을 학습 받는다.  

한국 국제섹션이라면 한국어와 프랑스어가 병행된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입학학생들은 한국인 가정의 자녀, 부모 한쪽이 한국인이거나, 혹은 한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프랑인 가정의 자녀들이 주류를 이룰 수밖에 없다.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익숙한 국내외 학생들이 프랑스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교육받으면서, 두 문화를 흡수하고 두 언어에 대한 잠재 역량을 극대화시킬 수가 있다. 

프랑스 전국에 걸쳐 463개 초중고에 독어, 미국어, 영국어, 브라질어, 아랍어 등 17개 국제섹션이 개설되어 있으며, 2017년 9월에 한국어가 추가됐다. 일본의 경우 올해 베르사이유 교육청 국제섹션에 합류했다.

 

▶ 한국어 국제섹션의 현황

 

한국어 국제섹션의 시범 케이스로 현재 파리근교 쿠르브부아(Courbevoie)의 레브뤼에르 중학교(Collège Les Bruyères)와 아르망 실베스트르(Armand Silvestre) 초등학교, 알자스지방 스트라스부르의 보방(Vauban) 중학교 등 3개교가 개설된 상황이다. 

프랑스 교육부와 한국 교육부의 협의 절차에 따라, 한국 중등학교 정교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재직 중이던 두 교사가 파견임무를 맡고 있다. 

이승우 교사(경력 25년, 교과서 다수 저술)는 파리근교 쿠르브부아 레브뤼에르 중학교와 스트라스부르 보방 중학교에서 한국어로 수학을 담당한다. 김병수 교사(중등교사 11년 경력)는 보방 중학교에서 국어와 국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아울러 교육원에서 채용된 김소희 교사가 쿠르브부아 레브뤼에르 중학교와 아르몽 실베스트르 초등학교에서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담당한다.  

한국 국제섹션을 도입한 학교와 학생들의 숫자는 아직은 적은 편이다. 담당과목도 한국어, 문학, 수학으로 한정된 실정이다. 앞으로 학교와 학생 숫자는 물론 역사, 지리 등 한국말로 강의하는 과목들이 확대되어야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를 위해 국제섹션 교사들이 수업시간을 준수하며, ‘한국아틀리에’를 담당하는 등, 한국 국제섹션을 홍보하는 미션도 떠맡고 있다.

누구보다도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전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학생들은 공립학교에 적용되는 학군제가 아닌, 선발제로 원하는 국제섹션에 입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이미 9개교가 개설된 상황이다. 그만큼 일본인 학부모들이 일본 국제섹션에 쏟는 관심도와 열정이 반영된 것으로 간주된다. 중국 국제섹션의 경우는 현재 40개교에 이른다.

 

▶ 시행착오를 겪는 초기단계

 

물론 초기단계라서 한국어 국제섹션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은 부족한 편이다. 상징적 의미를 지닌 도시, 파리에서 한국 국제섹션을 도입한 학교가 없다는 것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이승우 수학 교사의 경우 프랑스 교육부와 한국 교육부의 상호 정보교환이 충분하지 못했던 관계로, 한국에서 전해들은 파견교사의 임무와 프랑스 현지에서의 업무상황에 차이가 생겨 초기에 한동안 혼란을 겪었노라고 피력했다. 한국 학생은 프랑스어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프랑스 학생은 한국어로 강의하는 수학을 이해하지 못한데서 생겨났던 애로사항이다. 프랑스 학생에게 한국어로 수학을 가르치는 교육 시스템이 처음 도입되어 제도적인 면에서 생겨난 시행착오였다.

이 예상치 않은 애로사항을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냈으며, 프랑스와 한국의 교육제도를 비교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노라고 이 교사는 덧붙였다. 

이렇듯 첫 걸음마를 내딛은 단계에서 시행착오도 뒤따랐지만, 앞으로 한국 국제섹션은 한국문화를 잘 알고 한국말을 하는 프랑스 지도자 배출의 관문이 될 것이라고 담당교사들은 입을 모은다. 국제섹션을 채택한 학교들이 명문교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며, 교육열이 높은 한국인 학부모들이 차츰 한국 국제섹션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고 현장 교사들은 덧붙여 현지상황을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LV반 한국어 교사들도 힘을 모아준다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한국 교육원 실무자들은 강조했다.

한국과 한국어의 위상을 위해 일선에서 뛰는 이들 관계자들의 끈기와 열정, 자부심을 지켜보면서 한국 국제섹션이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지만 미래는 밝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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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병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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