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1일은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올해는 국내외 각지에서 임정수립 기념식이 거행됐다.
파리에서는 4월 13일 오후 5시, 샤토덩가 38번지(9구)에 있는 임시정부 파리위원부 현판 앞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선포 100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 기념식은 최종문 주불대사를 비롯, 이상무 한인사 편찬위원장과 편찬위원, 재불 교민 20명이 참석해 민족의 긍지와 정신을 잃지 않고 조국 독립에 헌신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선열들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했다.
파리는 임정 공표일인 4월 13일이 역사적으로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이 날은 파리에 있는 김규식을 외무총장 겸 파리 강화회의 대한민국 위원으로 임명하고 그에게 신임장(lettres de créance)을 제정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김규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표로 공식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파리 위원부의 본격적인 활동도 개시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기여한 바가 크다. 상해의 독립 운동가들이 4월 11일 프랑스 조계(租界, concession française) 내에 임시정부를 수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파리강화회의 개최 당시에는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외교 및 홍보 활동을 펼쳤던 무대도 이곳 파리였다.
파리 위원부는 이곳에서 불문과 영문으로 된 많은 자료를 발간하여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고 대한민국의 독립을 호소했다.
파리 위원부 활동과 대외적인 성과는 대단히 컸다. 1919~1920년에 프랑스 및 유럽의 여러 신문에 517건의 한국 관련 기사가 게재될 정도였다. 프랑스 정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프랑스 상원과 하원의 외교 위원회에서 한국 문제가 대 정부 질문을 통해 거론되었고, 영국 의회에서도 1919년 7월, 1920년 4월과 8월에 한국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다.
이처럼 프랑스 파리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산실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심장부와도 같은 역사적인 장소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역사적인 장소 파리에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과 파리위원부의활동사를 보여줄 수있는 독립기념관을 마련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기념식에 참가한 교민들은 파리에 독립기념관을 세우는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듯, 프랑스 한인사회가 100주년을 맞았고, 한인100년사 출판도 성공적으로 마친 만큼 이제는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한 첫 삽을 떠야할 시점이다.
당장의 건립은 어렵더라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파리에서 전개한 독립운동 자료들과 한인사회 역사자료를 수집하고, 전시회 출판사업 등 다양한 부대사업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사업의 의미와 방향을 알리는 일부터 시작해 나가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모금과 후원 등을 통해 독립 기념관 건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임시정부의 역사를 바르게 살피고 민족의 정기를 다시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는 이때 프랑스에서도 우리 선조들의 활약상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파리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함께 역량을 모아야 할것이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