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4주년 삼일절 기념식에서 입양인 협회인, ‘한국의 뿌리협회(Association racines coréennes)’ 회원들이 축가로, ‘부산 갈매기’를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염원하는 ‘부산갈매기’ 합창이라 의미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 ‘한국의 뿌리협회’의 회장인 셀린 씨는 노래로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뿌리협회는 합창 연습 시간을 가진다.
지도는 소프라노 김선형 씨가 맡고 있다. 김선형 씨는 파리 지역에서 수년전부터 자선공연을 해 왔다. 2016년 말에는 테러 희생자 추모 공연을 파리 16구 구청과 적십자사, 파리국제학교 주최와 후원으로 자선공연을 가졌고, 2016년 세계여성의 날에는 파리 17구의 실버 요양 센터에서 여성 노인들을 위한 음악회에 초청 소프라노로, 파리국제학교의 연주에 참가했다. 군병원인 페르시 병원(Hopital Percy)에서 부상자들을 위한 리사이틀을 가지기도 했다.
파리세종학당에서도 한국음악특강을 하며 전통음악부터 케이팝까지 소개했었고, 파리외곽 ENM CAMY와 Clemenceau컬리지에서 아리랑과 태평가 케이팝 그리고 코메디 뮤지컬 무료 특강을 수차례 진행하면서 한국 문화를 전파했다.
김선형 씨는 한국에서는 음악학 석사를 마치고 클래식음악 잡지기자 및 국회에서 정책비서로 3년간 근무했고,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등으로 공연활동을 하던 중 프랑스의 클래식과 뮤지컬에 반해 프랑스로 와서, 배우고 가르치며 문화교류를 해오고 있다.
합창 아뜰리에 장소는 김선형 씨 집이었다. 거실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져 있었고, 참가하는 이들이 모여들었다.
입양인 모임인 ‘한국의 뿌리협회’에는 입양인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제일 먼저 온 나일리스 씨는 아버지가 입양인인, 한불 가정의 자녀였다. 아버지 보다 본인이 한국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날 배울 노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그리고 ‘부산갈매기’와 ‘아리랑’으로 이어진 일종의 메들리였다.
반주는 피아니스트인 김선형 씨의 남편, 아드리앙 그랑(Adrien Grand)씨가 맡고 있다.
노래하면서 한국어 공부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돌아가면서 읽고, 선형 씨가 뜻을 풀이해주고는 함께 합창을 했다. 선형 씨는 한국어 발음을 교정해주기도 하면서, 음악 전공인답게 음정 교정까지 담당하고 있었다. 어눌한 한국어로 가사를 읽고는 노래 부르기에 접어드니 능숙한 한국어 합창이 나왔다.
입양인 재동 씨의 기타 연주에 맞추어,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르기도 했다.
조금 늦게 합류한 소피 씨는 누가봐도 왜 뿌리협회에 있지 싶은 의문이 든 프랑스인이었다. 사연은 그의 어린 시절의 친구가 입양인이었는데, 오토바이 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당시가 1996년이었는데, ‘한국의 뿌리협회’가 창설된 해였다.
친구는 처음에는 협회 가입에 내켜하지 않다가, 가입하기로 결심을 하고 난뒤 세상을 떠났다고 하면서, 소피 씨는 친구 이야기가 나올 때 마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 같이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 친구와 소피 씨는 1988년 한국올림픽에 프랑스 대표 선수로 참가했다. 입양인 친구는 유도 선수로, 소피 씨는 육상 선수로 출전했다.
그 이후 얼마 전에 한국을 여행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한국의 발전한 모습에 적쟎이 놀랐다고 한다. 20여일 한국을 여행했는데, 아프던 몸이 가뿐해졌다고 하면서, 다음 한국 여행에는 템플 스테이를 할 것이라고 한다.
폴린 씨는 선형 씨가 파리세종학당에서 음악 강의를 할 때의 제자다. 케이 팝 팬으로 시작해 지금은 뿌리협회 합창단에 있다.
지인의 제안으로 합창 모임을 시작했다고 하는 선형 씨는 단순히 함께 노래 부르는것을 떠나 코로나때 힘들었던 시간을 보낸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가라오케를 하고, 밤새 함께 지낸 적도 있다고 한다.
일종의 음악을 통한 치료의 목적이 컸다고 한다. 힘든 것을 서로 소통하면서 풀어내고자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본인의 집에서 이렇게 하는게 쉬운 일은 아닐거라는 질문에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답을 했다.
<파리광장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