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작년 프랑스 방문 때 최순실에 한식 행사 지시
'케이콘(KCON)2016 프랑스' 한식 행사가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순실씨가 준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과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통화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차은택씨는 "대통령이 6월에 파리에 갔을 때 한식을 선보이고 싶어 한다"며 "거기서 음식을 보여주고 싶다는 미션을 회장님(최순실)한테 준 거야. 회장님이 다른 거보다 그게 급한 거지. 빨리 음식을 개발해서 보이자. 음식을 해서 우리가 앞으로 한식이 이렇다는 걸 보여주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2015년 6월 1일 프랑스 국빈 방문 중 '케이콘(KCON)' 전시장 참관 일정에 앞서 최씨에게 한국 요리를 잘 준비하도록 지시하고, 최씨가 이를 다시 차 전 단장에게 지시해서 미르재단에서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조된 한식, 붕어빵과 호떡???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6년 6월 2일 프랑스를 방문해 파리 아코르 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케이콘(KCON)2016 프랑스'에 참석한다. 이날 박 대통령은 한식 세계화를 알리기 위해 만든 한식 체험 부스를 방문해 붕어빵을 먹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류 스타와 함께 붕어빵을 먹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국내언론마다 대서특필됐다.
朴대통령은 "붕어빵, 샤이니가 소개하니 프랑스에서 인기폭발할 것"이라는 기사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 파리서 유럽최초 K콘 행사 참석…한류 확산 지원” “파리는 비에 젖어도 한류열기는 뜨거웠다.” 등의 낯 뜨거운 자화자찬식 기사,박근혜 대통령의 문화외교를 통해 자랑스러운 한류가 유럽을 점령했다는 근거 없는 홍보성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프랑스 내에서 이러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이 행사는 프랑스에서의 한류확산에 아무런 영향조차 주지 못했다.
KCON 프랑스 행사에 통역으로 참가했던 한 유학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식 체험 부스에 진열된 음식 사진과 함께'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의 행사?'라는 글을 올려 이를 비꼬기도 했다.
그가 올린 음식 사진을 보면 아무 맛도 없는 붕어빵, 식은 호떡, 딱딱하게 굳은 떡과 한과가 있었다. 이들 음식은 식감 때문에 외국인이 선호하지 않는 종류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히려 옆에 부스의 프랑스 요리학교 페랑디는 밤과 대추를 넣은 '한국식 소고기찜요리'와 복분자와 식혜에서 영감을 받은 음료를 선보였다.
이 유학생은 "해외시장 소비자 성향조사를 조금이라도 하고 제대로 이 프로젝트가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당시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KCON 프랑스 사업, CJ를 거쳐 돈은 최순실에게'
KCON 프랑스 행사는 CJ E&M이 진행한 문화사업이다.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은 CJ E&M에게 '한-불 공식인증사업비' 명목으로 5억 원을 지원했다.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도 부스 사용료로 CJ E&M에게 1억 7천만 원을 지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한식 행사 지시를 받은 최순실씨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회사를 통해 한식 체험 부스를 만들고, CJ E&M은 두 차례에 걸쳐 7억 원을 플레이그라운드에 지급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미르재단의 '페랑디-미르'라는 부스를 디자인했는데, 프랑스 요리학교 페랑디는 미르가 아닌 2013년부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협력을 하고 있었다. 미르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KCON(케이콘) 프랑스' 행사는 당초 문체부의 '한-불 공식인증사업'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최순실씨가 뛰어들면서 예산과 지원, 대통령의 방문 일정이 됐다.
권력자의 삐뚤어진 의지와 비전문가에게 내려진 특혜가 국민의 세금을 한순간에 날려 버리고, 한국 문화를 뒷걸음치게 했다. 실제로 정부주도형의 한류는 프랑스를 비롯, 유럽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고 오히려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전반적인 평가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