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지방하면 떠오르는 꽃이 라벤더이다. 부드러운 바람 따라 보랏빛 물결이 출렁이는 길을 따라 향기도 따라오는, 이국적인 정취에 취해 가다보면  하늘 아래 웅장한 성이 보이고 성 아래로는 성을 경배하듯이 바위산을 타고  집들이 펼쳐져 있는 고르드가 보인다. 


고르드(Gordes)는 아비뇽에서 약3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는 작은 마을로,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Les plus beaux villages de France)‘로 선정 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프랑스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들’의 조건은 인구가 2000명이 이하이고, 두 개 이상의 유적지가 있어야 하고, 마을의 독특성이 있는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어야한다. 고르도는 세냥크 수도원과 고르도 성이 역사문화재로 보존되어 두 개의 유적지를 충족시켜주고, 어느 마을에서도 볼 수 없는 돌로 쌓아 만든 집들이 독특한 아름다움으로 인정받아 선정 된 마을이다. 날씨 또한 프랑스 남부에 부는 북풍, 미스트랄이 불지 않는 천연의 요새지로, 1년 중 300일이 화창하다. 




돌 하나하나가 모여 탄생한 고르드




마을은 가파르게 경사진 바위산에 자리한 성채마을로, 작은 돌들로 만들어진 집과 길들이 자연스런 결을 만들며 멋스럽다. 광장과 골목을 따라 관광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 아틀리에, 갤러리들이 앙증맞다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하니 예쁘다. 골목 위에는 아랍 골목처럼 건물과 건물 사이의 빨랫줄에는 빨래들이 따뜻한 남쪽의 햇살에 말라가며, 걷는 이의 마음도 맑게 씻기는 느낌을 주는 정감 가득한 공간이다.  돌로 쌓아 만든 담벼락도 햇살 아래 낮잠을 자듯 나른하고,  집집마다 창가의 화분에는 화사한 꽃들이 웃고 있는, 고요와 평화가 그 자체가 마을을 휘감고 돈다. 마을의 이런 분위기는 주황빛 기와와 돌의 자연색이 주는 갈색이 한층 더해주면서 포근하고 정겨운 남쪽나라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고르드를 품어주는 성과 수도원




고르드 마을의 세낭콜 계곡의 넓은 라벤더 숲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세낭크 수도원 (l'abbaye de Sénanque)은 12세기에 지어진 역사문화재이다. 수도원은 수도사들의 검소함과 경건함을 추구하는 신앙생활을 보여주듯 소박하면서도 단아한 곳으로 레테의 강을 건너가고 있지 않는 중세 시대의 모습 그대로이다. 수도원 건물과 건물을 감싸고 있는 돌담은 보랏빛 라벤더로 감싸여져 있어 한층 더 신비와 숙연한 분위기가 맴돌고,  고적한 평화가 고운 햇살 아래 펼쳐지는 한 장의 엽서이다. 


수도원은 마장에서 비바레로 이주해온 수도사들이 1143년부터 짓기 시작한 것으로 1148년에 완공되었고, 1544년에는 신교도들에 의해 식당과 보조수사관이 보수되었다. 건물은 수도사들의 검소함을 보여주듯 아무런 장식이 없지만 소박하면서 엄숙한 분위기로, 가장 훌륭한 로마네스크식 시토파 수도회로 건물 자체의 완벽한 조화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건물 내부는 성당에 보통 있는 스태인드글라스나, 조각상이 없이 여백의 단순함을 보여주고, 작은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살은 신비로움으로 우주의 거대한 신비를 드러내 듯 스며든다. 


고르드 성 (Chateau de Gordes)은 마을 꼭대기에 자리해 고르드를 굽이 내려 보며, 웅장한 자태로 위엄을 갖춘 호위 기사처럼 마을 주민들의 안녕을 도모하듯 서있다. 


성은 1031년에 지어진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1525년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보수를 했고, 지금은 역사문화재로 보존 중이다. 성을 가장 빛내는 것은 르네상스 양식의 화려한 나선형 대리석으로 만들진 계단으로 르네상스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고,  유럽에거 가장 큰 벽난로는 역시 화려하니 멋지이다. 


성 안의 미술관은  헝가리 태생의 추상화가 빅토르 바사렐리(Victor Vasarely 1906-1997) 미술관이었다가 지금은 고르드 마을 주민이기도 했던 벨기에 출신, 현대화가 폴 마라(Pol Mara, 1920-1998)의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사렐리는 기하학적인 형태나 색채를 이용하여 시각적 착각을 다룬 추상미술를 일컫는 옵아트의 대표적 화가로 헝가리 출신으로, 1961년부터 남프랑스에서 살며 작품활동을 했다. 바사렐리는 1970년에 성 안에 미술관을 열고 자신의 작품 500여점을 전시하다, 1996년 엑상 프로방스 근처에 직접 설계한 미술관을 건립해 작품을 옮겼다. 바사렐리가 떠난 자리에는 여전히 바사렐리의 작품과 함께  고르드에서 살며 사랑과 삶을 테마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한 벨기에 출신 폴 마라의 작품 2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미술관에는 바사렐리와 마리의 작품 외에도 현대미술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폴 마라 미술관 (Le Musée Pol Mara)


주소: Le Château


      rue de la Poste 84220 GORDES


전화번호:33(0)4 90 72 02 75


개관시간: 10:00-12:00, 14:00-18:00 


요금: 4유로


찾아 가는 길 : 아비뇽에서 약 40km거리에 위치. 아비뇽에서 열차나 버스로 까바이용(Cavaillon)으로 이동, 역 앞에서 고르드행 버스로 30분 소요 .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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