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의 스웟치(Swatch) 그룹은 삼성이 자신의 시계 눈금판(숫자판) 디자인을 복제(contrefaçon)했다고 비난하면서 미국 뉴욕에서 삼성에 1억 달러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스웟치 그룹은 세계 최대의 시계 제조 홀딩으로 Omega, Breguet, Tissot, Hublot, Rolex, Longines 같은 유수한 스위스의 시계 제조 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한국의 하이테크 거대 기업 삼성이 다른 브렌드의 공격을 받는 것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2월에는 삼성이 스트리트웨어 상표 슈프림(Supreme)과 파트너쉽으로 스마트폰 갤럭시 A8s를 런칭했다. 문제는 뉴욕의 이 유명 상표와는 파트너쉽이 체결되지 않았고, 복제품인 슈프림 이탈리아와 파트너쉽을 체결한 것이었다.
이번에 삼성은 다시 법의 조명을 받고 있는데, 그것은 삼성이 자사의 인터넷 접속 시계(montre connectée)에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는 눈금판 디자인 중에 허가 되지 않은 스웟치 그룹 시계의 눈금판(숫자판)들이 들어 있어, 이것으로 스웟치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인터넷 접속 시계도 애플 웟치(Apple Watch)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기능은 눈금판을 개인의 취향에 맞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시계의 눈금판 디자인을 개별화 하는 것이다. 갤럭시 앱 스토어(Galaxy Apps Store)에서 눈금판을 다운로드 받아 개별화가 가능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스웟치 그룹은 삼성 앱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눈금판 중 여러 개가 스웟치 그룹 계열사들 시계의 눈금판들과 닮았다는 점을 인지한 것이다.
한 번의 손 놀림으로 인터넷 접속 웟치 Samsung Gear Sport, Gear S3 Classic 및 Gear S3 Frontier에 Omega, Breguet, Tissot, Hublot 또는 Rolex 시계 숫자판(눈금판)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스웟치 그룹에 속한다.
삼성 앱 스토어가 제공하는 눈금판들은 삼성이 자체 제작한 것이 아니고 개발자(데블롭퍼) 들이 개발하여 앱에 올린 것이다. 그러나 삼성이 이를 인정하였기 때문에 삼성 앱 스토어에 올라갈 수 있었으므로 삼성에 그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모든 것이 탈물질화 되고 있는 시대에 저작권과 상표권 문제가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주는 예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은 제3자가 고안한 눈금판을 애플 웟치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표절은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담당 판사들은 비슷한 디자인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복제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불법 복제로 판명되면, 미국의 1976년 복제 금지 법률(Copyright Act)에 따라 스웟치 그룹이 받은 피해에 해당하는 보상을 해야 한다.
스웟치 그룹은 삼성이 허가 없이 동 그룹 자회사들 시계의 눈금판을 불법으로 사용하여 발생한 피해를 1억 달러로 평가하고 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삼성 시계의 빅토리녹스(Victorinox) 눈금판.
스웟치 시계의 눈금판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진명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