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 보도에 따르면 구글 맵스(Google Maps)에 가짜 가게들이 난립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구글의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여 사기를 치거나 경쟁자를 짓밟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자동차 정비소나 식당을 찾기 위해 구글 맵스로 검색하는 것은 오늘날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여기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6월 21일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구글 지도에 올라 있는 많은 업체들이 실은 가짜 업소라고 보도했다. 그 수가 자그마치 1,100만 개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들의 수법은 어느 업체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자기 것으로 교체하여 자기에게 연락이 되도록 해 놓고, 고객이 주문한 서비스는 아무렇게나 제공하고 비용은 두세 배로 받아 챙기기도 하는 것이다.
구글 맵스 조작으로 가상의 가게를 만들어 실제 가게와 동일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게도 한다.
경쟁자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변경하기도 한다. 또 주문을 받고 고객 집으로 떠나려는 사업자에게 고객의 가짜 주소를 만들어 주어서 허탕을 치도록 한다.
이런 악행은 긴급 서비스에 가장 많다. 가장 많이 피해를 보는 업종은 자동차 또는 수도 긴급 수리 등이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구글 맵스가 표시해 주는 검색 결과 20개 중 13개는 가짜 주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아무 기업이나 구글 맵스에 무료로 등록할 수 있다. ‘Google My Business’에 계정(compte)을 개설하고 기업의 주소와 전화 번호 등을 입력하면 된다. 이 절차를 확인하기 위해 구글 맵스는 우편, 또는 전화나 e-메일로 비밀 번호(code)를 보내 준다. 그 다음 구글 사이트에 비밀 번호를 입력하면 계정이 개설된다. 누구든지 가짜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구조다.
구글 맵스에 키워드로 ‘식당’을 치면, 추천 리스트와 함께 근처의 식당들을 표시해 준다. 경쟁이 심할수록 작은 식당이 보이는 기회는 적다.
기업의 가시성을 개선하기 위해 가짜 주소 위에 자기의 비니지스를 설립한다. 가상 회사를 설립하여 구글 맵스에 자주 등장하게 하여 검색 받는 기회를 증가시킨다. 그런 다음 구글의 확인 시스템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은 간단하다. 새 주소가 정당화되도록 하기 위해 온라인 전화번호를 구입한다. 이 번호들을 자신의 업소로 접속되도록 하면 된다.
구글 맵스에 기업 설립을 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떤 사람은 팀을 조직하여 하루에 3,800개 가짜 회사를 설립해 주기도 한다. 그의 가짜 회사 설립 사례금은 설립 기업 수에 따라 87유로에서 많으면 7,600유로까지라고 한다.
구글 맵스를 압력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어느 마케팅 회사는 대형 폐차 처리 회사의 가짜 주소를 만들어 이 폐차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경우 구글 맵스에서 거의 보이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에 이 회사는 돈을 내고 이를 막아야만 했다. 결국 사장이 이를 거부하자 가짜 폐차 처리 회사들이 대거 구글 맵 상에 나타났다. 사장은 구글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계속해서 전화 응답 센터만 나왔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 사장은 회사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보도 후, 구글 측은 이런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2018년에 가짜 프로파일 가게 300만 개를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또 가상 주소를 온라인에 올린 계정 15만 개도 차단했다고 한다.
올해 3월에 어느 변호사의 여섯 개 사무실이 설명 없이 구글 맵스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변호사 자신이 조사를 한 바, 그의 이름이 구글 지도 서비스의 100여 개 주소에 연결되어 있었다. 이 주소들은 이 변호사의 경쟁자에게 향하도록 하고 있었다.
이런 일들로 손해를 입은 회사들은 공정 경쟁 당국에 진정서를 내어, 구글 맵스같은 지역 기업 검색 서비스는 불공정 처신의 본보기라고 주장했다. 몇 주 전부터 미국 법무부는 구글의 검색 엔진과 다른 서비스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이진명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