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우주정거장 이용과 달탐사 계획에서 자국과 함께 하자면서 국제 사회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오랜 기간 미국이 차지해 온 '우주 탐사 맹주' 자리를 대체하겠다는 속내로 보인다.
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우주기술연구원(CAST)은 4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제74차 국제우주대회에서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용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 수명이 다해감에 따라 자국 우주정거장 '톈궁'(天弓) 규모를 두배로 확장해 다른 나라의 우주 프로그램에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CAST는 중국 우주정거장 잔여 수명이 15년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앞서 발표됐던 것보다 10년 이상 늘어난 것이다.
미국의 우주 개발 협력 금지 방침 때문에 ISS를 쓸 수 없었던 중국은 '우주 굴기'를 외치며 톈궁을 자체 개발했고, 이 우주정거장은 지난해 말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
톈궁은 최고 고도 450㎞(평균 390㎞) 궤도를 돌면서 최대 3명의 우주비행사를 수용할 수 있다.
핵심 모듈 '톈허'(天和)를 중심으로 양쪽에 실험실 모듈인 '원톈'(問天)과 '멍톈'(夢天)이 결합한 구조인데, 이 톈궁 모듈 3개를 6개로 늘린다는 게 CAST의 설명이다.
로이터는 톈궁 모듈을 6개로 확장하더라도 현재 승무원 7명을 수용할 수 있는 ISS 질량의 40%인 180톤(t)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다.
지구 궤도를 20년 넘게 돌고 있는 ISS는 2030년 이후 퇴역할 예정이다. 중국 계획대로라면 톈궁이 ISS를 대체하는 국제 우주 협력 거점이 될 가능성도 생기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 관영매체는 ISS가 퇴역을 앞두고 있다고 해도 중국은 (우주 발전)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며, 몇몇 국가가 톈궁에 우주비행사를 파견해도 되는지 타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내년께 세계 최초로 달 뒷면 샘플을 채취할 탐사선 '창어'(嫦娥) 6호 발사를 준비 중이며, 2028년께 쏘아 올릴 창어 8호에는 해외 파트너도 모집하기로 하였다.
다른 국가를 끌어들이는 것은 미국이 유럽, 일본, 캐나다 등과 함께 추진 중인 국제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을 연상시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 국가항천국(국가우주국)은 2일(현지시간) 국제우주대회에서 국제 협력을 위해 창어 8호 달 착륙선에 200㎏의 탑재 공간을 개방해 100㎏ 이하의 독립 모듈을 실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항천국은 "현재 국제 달 연구기지 사업은 세계 20개 국가와 국제기구의 적극적인 호응·참여를 얻었다"며 "중국의 달 탐사 사업은 '평등과 호혜, 평화적인 이용, 협력과 윈윈'을 원칙으로 국제사회에 창어 8호 협력 기회를 개방한다"고 하였다.
이어 국가항천국은 "각국과 국제기구가 임무 수준, 시스템 수준, 단일 기계 수준의 참여로 과학적 발견을 실현하고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을 이끌어나가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중국은 2045년까지 우주 기술과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우주 굴기' 목표 아래 태양계 행성 탐사용 우주 기술과 핵 추진 우주왕복선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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