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 지정 곧 발표…후티 자금줄 차단 목적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권수현 기자 = 미국이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세력인 후티를 3년 만에 다시 테러단체로 지정하기로 했다고 AP통신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 등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최근 홍해에서 상선들을 공격하고 있는 후티를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Specially Designated Global Terrorist)로 재지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오는 1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내달 중순부터 SDGT 지정이 발효되면 미국 기업이나 개인이 후티에 제공하는 자금·물자·서비스 등 거의 모든 종류의 지원과 원조가 금지된다.
후티 조직원의 미국 입국도 금지되며 미국 금융기관 내 후티 보유 자산은 동결된다.
이번 조치는 후티 반군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한 당국자는 이번 제재로 세계 금융 시스템에서 후티의 접근이 차단된다고 NYT에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그러나 이번에 후티를 '외국테러조직'(FTO·Foreign Terrorist Organization) 명단에 다시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FTO는 지정된 단체를 지원하는 사람들까지도 제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SDGT와 구별된다.
예멘 반군 향해 미사일 발사하는 미 해군
후티를 FTO로 재지정하지 않는 것은 예멘의 민간인을 인도적으로 지원하는 노력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AP는 설명했다.
후티가 미국 정부로부터 테러단체로 지정되는 것은 약 3년 만이다.
미국은 앞서 2021년 2월 후티를 SDGT와 FTO 명단에서 제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막판인 2021년 1월에 후티를 SDGT와 FTO로 지정했다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직후 이를 모두 해제했다.
당시 바이든 행정부는 내전으로 인도적 위기를 겪는 예멘에 식량과 의약품 등 구호품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해 후티를 SDGT와 FTO 명단에서 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잇따라 상선을 공격해 피해가 속출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입장을 뒤집게 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11월19일 이스라엘 관련 화물선 나포를 시작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들의 공격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가 마비되자 미국은 다국적군을 규합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펴면서 최근 수일간 세 차례에 걸쳐 예멘 내 반군 근거지를 공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