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프랑스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청사진이 나왔다. 신임 마뉘엘 발스 총리의 '로드.맵' 속에서다.
마뉘엘 발스(Manuel Valls) 총리는 프랑스 경제 회생을 위해 기업의 세금과 인건비를 대폭 내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발스 총리는 “고통은 너무 큰데 희망이 많지 않은 것이 작금의 프랑스 현실”이라며 “경제 성장과 경쟁력 확보,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 세금을 대폭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프랑스 경제상황이 만신창이라는 사실이다. 파산 직전의 심각한 국가재정위기에서 정책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때문에 발스 총리가 쏟아낸 야심찬 구상 속에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사안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 주목을 끄는 것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올해 초 밝힌 ‘책임 협약’을 구체화해 2016년부터 기업들의 인건비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내용이다. 책임협약은 기업들이 직원을 고용할 때 내는 사회복지비용인 사회보장부담금 300억 유로를 감축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사회보장재원 마련을 위해 일정 매출액 이상의 기업이 내는 세금도 감축하겠다고 밝히고 이와 함께 법인세도 현행 33.3%에서 2020년에는 28%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프랑스의 사회보장제도에 대대적인 매스를 들이대는 것과도 같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비용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영세민, 외국인, 유학생 거주자들에게 제공하는 '주택 보조금'(알로까시옹-Allocation)을 축소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사회보장 혜택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지고, 수혜 금액 또한 단계적인 축소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수 천 여명의 한인 유학생들 또한 이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재불한인사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유학생들에게는 암담한 현실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반면 세금 감축 등으로 기업환경 여건이 개선되면 자영업을 하는 한인들이나 유럽에 진출하려는 우리기업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랑스의 높은 인건비와 고세율은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 지목돼 왔기 때문이다.
발스 총리는 2015년부터 저소득자에게 부과되는 소득세 등을 줄여서 50억 유로를 덜 걷겠다고 약속했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2015∼2017년 3년간 500억 유로의 공공 부문 지출을 줄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정부 지출, 사회보장, 건강보험, 지방자치제 지원 등 정부 자신부터 허리띠를 질끈 졸라매겠다는 것이다.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최근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후 기용된 발스총리가 10년 넘게 이어 온 고실업률과 낮은 경제 성장의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 나오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