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파뉴는 샴페인 생산지로 낮은 구릉을 따라 포도밭이 펼쳐지며 시원하니 평화로운 전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지방이다. 굽이굽이 푸른 포도밭을 따라 평화가 흐르는 앙증맞은 마을들이 포도밭을 배경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다 흩어지고는 한다. 눈이 닿는 곳은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로 샹파뉴에서만 볼 수 있는 전경으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도시 랭스가 나타난다.
랭스는 파리에서 북동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도시로 샴페인의 도시이자 프랑스 국왕의 대관식이 거행되던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어 대관의 도시'(la cité des sacres) 또는 '왕들의 도시'(la cité des rois)라고도 불리기도 할 정도로 유명한 도시다. 그 유명세 만큼 중세 분위기를 통과하는 트램웨이가 지나가 현대적인 정취도 살아있는 단아하면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매력적인 도시가 바로 랭스이기도 하다.
랭스의 화려한 역사
랭스는 갈리아 시대에는 르미족의 수도였으며, 로마 지배하에 있을 때는 주교좌가 설치 될 정도로 번성했던 도시로 ‘마르스의 문’, 원형극장과 시장 등 로마시대의 유적과 흔적이 남아있다. 프랑크왕 클로비스가 496년에 노트르담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 가톨릭으로 개종한 이후부터 대부분의 프랑스 국왕이 이곳에서 대관식을 올렸다. 특히 잔 다르크의 도움으로 샤를 7세가 1492년 대관식을 올리면서 극적인 역사적 장소로 알려지며 더욱 명성이 높아졌다. 랭스는 또한 랭스 대주교가 10세기말부터 국왕의 종교행사를 집전하는 특권까지 받게 되면서 종교적 권위까지 갖춘다. 그리고 경제적으로는 중세 시대는 모직물의 중심지로, 샴페인의 본고장으로 성장해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 건축물들이 화려하고 볼거리 또한 많다.
세계 1, 2차 대전 때는 도시가 대부분 파괴되었지만 복구를 했고, 1945년 5월에 독일군은 랭스에서 항복조약에 조인을 함으로써 다시 한번 랭스는 프랑스의 역사적 사건의 증언도시로 남게 된다.
오랜 역사와 종교의 도시를 상징하듯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생 레미 수도원 그리고 토 궁전은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목록에 수록되어 있다.
국왕의 대관식이 열렸던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
랭스 노트르담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Reims)은 로마 가톨릭교회의 주교좌 성당으로, 과거 역대 프랑스 군주들이 대관식을 치른 장소인 만큼 웅장하고 고풍스럽고 위엄을 갖추고 있다. 대성당은 400년 경에 창건되었지만 1210년에 화재로 불타 1211년부터 100여 년 간에 걸쳐 재건립 되었다. 그리고 종탑이 1445~1475년에 완성되어 대성당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고딕양식의 건축물 중 하나로 걸작품으로 꼽힌다. 당시 랭스 대주교가 면죄부를 팔아 공사비를 마련해 원성을 높이 사기도 했다.
대성당의 서쪽 정면은 13세기의 샹파뉴 파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조각들이 장식되어 빼어나게 아름답다. 조각 중에 인물상만 2000개가 넘고 그 중에서도 프랑스 대표적인 고딕조각이라 불리는 ‘수태고지’, ‘성모 엘리자베스 방문’, 좌측 문의 기둥에 있는 성 요셉 상은 유명하다. 1층과 2층 사이에는 프랑크 왕국의 역대 왕 56명을 새긴 왕들의 갤러리가 띠 모양으로 조각되어 있고, 2층 중앙에 있는 장미창이 대성당의 내부를 아름답게 비추고 있다. 중앙 소제실에는 샤갈이 데생한 스테인글라스가 있고 보물관에는 12세기의 ‘생 레미의 성배’, 15세기의 ‘성자의 유물상자’가 있다.
대성당 안은 외관과 마찬가지로, 대관식을 치른 장소답게 웅장하니 기품이 서려있다. 금방이라도 샤를 7세의 대관식이 재현 될 것 같다.
샤를 7세의 대관식과 잔 다르크
샤를 7세와 잔다르크는 역사의 강을 함께 건넌 이들이다. 샤를 7세(Charles Ⅶ, 1403년 ~ 1461년 재위, 1422년 ~ 1461년)의 아버지 샤를 6세는 정신병을 앓았고, 어머니 이자보는 사치스럽고 자신의 향락을 위한 생활만을 추구하던 이기적인 여인으로 프랑스 왕녀 카트린과 영국 왕 헨리 5세와의 약혼을 결정했다. 둘의 약혼은 프랑스를 영국에게 넘겨준다는 의미와 같은 것이었다. 이자보는 영국왕을 친자식이라 부르며 자신의 아들 샤를 7세를 멸시하던 잔인한 여인으로 샤를 7세를 불행하게 했다. 이자보의 이런 행동과 더불어 샤를 7세를 불행하게 했던 일은 샤를 7세가 어머니 이자보와 왕의 동생인 오를레앙공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혼외정사의 자식이라는 의심을 받는 일이었다.
자신을 끝까지 인정해 주지 않는 어머니와 혼외 자식이라는 소문으로 결국 샤를 7게는 1402년 영국왕 헨리 5세에게 왕위 계승권을 양도당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이런 굴욕으로 자신감마저 상실한 샤를 7세는 루아르 강가의 시농성에서 칩거생활을 했다.
피폐의 나날을 보내던 샤를 7세에게 1429년 2월 25일 잔 다르크란 소녀가 신의 계시를 받았다며 샤를 7세를 만나기를 청하며 그의 삶의 역사와 프랑스의 역사는 다시 시작한다.
잔 다르크와 만나기 전에 의심이 많았던 샤를은 정말로 성녀인지 시험하기위해 하인과 옷을 바꾸어 입고 잔 다르크를 지켜 보았다. 그런데 잔 다르크는 샤를의 옷을 입은 하인을 지나쳐,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황태자를 알아보고는 "폐하만이 고귀하신 황태자님입니다"라고 말해 샤를 7세를 놀라게 한다. 이어 잔 다르크로부터 파리로 돌아가 왕으로 즉위하라는 계시를 성녀 마리아로부터 받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신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며, 잔 다르크와 함께 영국군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기 시작한다. 같은 해 7월 17일, 샤를 7세는 랭스의 대성당에서 대관식을 거행하고 샤를 7세로서 명실 공히 프랑스의 왕이 되었다.
왕이 된 샤를 7세는 서서히 전쟁에 지쳐가며 평화협정을 원했고 잔 다르크는 영국군이 항복 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하며 두 사람은 갈등을 빚었다. 이런 와중에 잔 다르크는 오를레앙에서 포로가 되고 영국군은 몸값을 요구를 했지만 그는 전쟁을 끝내고 싶은 욕심에 잔 다르크를 구해주지 않는다.
마녀라는 혐의로 잔 다르크가 화형에 처해졌을 때 샤를 7세는 '어린 계집애 한 명의 목숨으로 해결된다면 싸게 먹히는 셈'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신의가 없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샤를 7세는 잔 다르크가 화형을 당하자 자신의 주장을 바꾸고는 평화협정 대신 잔 다르크의 주장대로 영국군과 전투를 계속하여 프랑스 영토를 되찾다. 한결 유리한 입장에 처하자 1456년 영국과 평화협정을 맺고 백년 전쟁의 막을 내렸다. 그 후 5년 후에 샤를 7세는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 역사는 백년 전쟁의 승리를 배반을 한 샤를 7세에게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잔 다르크에게 들어주며 그녀를 로마 가톨릭의 영웅으로, 프랑스의 영웅으로 남게 한다.
랭스에서 그 밖에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생레미 수도원 성당은 11세기에 지어진 성당으로 로마네스크 양식의 신랑과 내진은 고딕 양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122m 길이의 신도석이 자리하고 있어 압도적이다. 그리고 국왕 클로비스가 가톨릭으로 개종 시 그의 머리에 성유를 부어주었던 생 레미 랭스 대주교의 유품과 무덤이 있다. 성당에 부속된 수도원 건물은 생 레미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토 궁전(Palais du Tau)은 주교관으로 종교행사가 거행되던 곳이자, 역대 왕들이 대관식을 올리기 위해 머물던 곳이다.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랭스 대성당의 보물과 태피스트리, 중세 필사본 서적 등이 전시되고 있다.
랭스 미술관 (Musée des Beaux-arts de Reims)은 토 궁전(Palais du Tau)의 바로 왼쪽 샹지 거리(Rue Chanzy)에 세워진 고풍스런 건축물을 1794년에 문을 연 긴 역사를 가진 미술관이다. 미술관에는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사이의 그림,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예술품이 전시되어 있고 특히 20세기 현대 미술작품을 많이 소장하고 있다. 랭스 대성당을 들린 방문객들이 꼭 들릴 만큼 풍부한 예술작품이 많은 곳이니 놓치지 말아할 할 곳 중에 하나이다. 유명한 곳이다.
랭스 지하회랑 (Cryptoportique de Reims)은 유서 깊은 고대 건축물로 마르스 문(Porte de Mars)과 랭스 대성당(Cathédrale Notre-Dame de Reims) 사이 포럼 광장(Place du Forum)에 세워졌다. 3세기경 갈로로만(Gallo-Roman) 시대에 지어진 회랑 건축물로 추정되는 건물로, 고대 회랑 건축물로 역사적 가치와 뛰어난 균형미를 갖추어 건축적 의미가 큰 회랑이다.
랭스 플라네타리움 (Planétarium de Reims)은 천체투영관으로 반구형의 스크린에 펼쳐지는 별자리 장관과 천문 현상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청소년 및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랭스 샹파뉴 자동차 박물관 (Musée automobile Reims Champagne)는 자동차 전문 박물관으로 옛 공장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전시공간이 약 4000㎡에 달한다. 르노(Renault), 포드(Ford), 들라이예(Delahaye), 부가티(Bugatti) 등의 자동차를 디자인한 필립 샤르보노(Philippe Charbonneaux, 1917~1998)가 기증한 자동차 수집품 160대가 전시되어 있고, 빈티지 오토바이도 70대가 있다. 그리고 어린이용 전시실에는 아동용 차 120대와 5000대의 모형차를 진열하고 있다.
가는방법 : 파리 동역에서 Reims행 열차를 타고 약 2시간 소요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