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여의 준비 기간과 5년의 공사 기간을 마치고 필하모니 드 파리 음악홀이 지난 14일에 마침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필하모니 드 파리는 파리 시민들과 특히 클래식 음악인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대규모 클래식 음악 공연홀로서, 플레이엘 공연장의 역할 분담과 함께 Cite de la Musique의 확장이라는 목표를 두고 설립되었다.
파리의 북동부 19구 porte de pantin 부근, 추느 음악학교와 라빌레트 공원이 위치한 지역에 함께 자리잡게 되었다. 현재까지 샹젤리제 근처에 자리한 플레이엘 공연장이 지금까지 중요한 클래식 음악 연주홀의 역할을 맡아 왔으나, 협소한 공간과 음향 시설로 인해 많은 한계에 부딪쳤었다. 또한 대중의 이목을 끌지 못하고 연령대가 높은 음악 애호가들이 관객의 주를 이루었다. 19구에 자리잡은 이유라면 넓은 부지 확보가 가장 크겠지만 젊은 층을 공략하여 더 많은 연령대의 관객을 유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필하모니 파리 대표인 로랑 베일은 클래식 음악 외에도 째즈, 세계음악, 락 음악과 예술 전시를 연간 프로그램에 추가하고 티켓 가격을 낮추어 젊은 관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의 다수 대도시들에는 대형 클래식 음악 연주홀이 단연 존재하는데 반해 파리는 그간 플레이엘, 바스티유 오페라, 라디오프랑스 등 여러 장소에 분배되어 연주가 진행되었다. 1981년 피에르 불레즈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문제를 제기, 25년만인 2006년에 건립을 계획하게 되었다. 장 누벨에게 건축 설계 기회가 돌아갔고 유명 건축가 뽀장박이 건립한 씨테 드 라 뮤지크 옆에 새로운 건물을 추가적으로 짓게 되었다. 이로써 프랑스의 클래식 음악을 위해 두 세계적 건축가의 건물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필하모니 드 파리 음악홀은 52미터의 높이의 미래 지향적 건축물로서 “음악계의 뽕삐두 센터”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가 확고히 드러난다.
건축가 쟝 누벨은 이번 필하모니 건축을 위해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기술력을 도입하였다. 모던한 느낌과 음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실용적 건축물을 탄생시키기 위해 설계에 상당한 노력이 기울여졌다. 초반에 건설비가 2억 400만 유로로 측정되었는데, 최종적으로 3억 9천 유로가 사용되었다. 대량의 강철이 사용되는 등 고가의 재료 사용뿐 아니라 물가 인상도 예상 건설비용을 초과한 이유이기도 하다.
개관도 예정보다 6개월 뒤인 2015년 1월에 이루어 졌다. 아직도 건물이 부분적으로 완공이 되지 않아 개관 후에도 계속해서 반 년간은 마무리 공사가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샤를리 엡도 테러 발생 1주일 후인 14일, 개관 세레모니와 갈라 연주회가 진행 되었다.
오프닝에는 올랑드 대통령이 참석해 축하 메시지와 함께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또한 잊지 않았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과 세계 유명 음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한 반면 건축가인 쟝 누벨은 참석하지 않았다. 수월하지 않았던 준비 기간으로 인해 공사가 상당기간 지연되었던 점과 건물이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개관한다는 이유로 오프닝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참석 불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유병언 전 세모 그룹 회장이 Ahae라는 이름으로 5월에 개인전을 열 계획에 있었으나 프랑스에서도 세월호 사건과 함께 아해의 실체를 알게 되어 모든 일정이 취소된 바 있다.
2400석의 대규모 콘서트 홀을 중심으로 클래식 음악에 적합한 음향 시설을 갖춘 필하모니 드 파리는 중소 규모 공연장들과 전시 공간, 연습실, 강의실로 이루어져 관객들과 음악인들의 기대를 더하고 있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