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국민적 영웅이자, 프랑스의 수호성인인 잔 다르크하면 오를레앙이 먼저 떠오를 만큼 오를레앙은 잔 다르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잔 다르크는 오를레앙 출신이 아닌 로렌과 샹파뉴 사이에 있는 동레미라퓌셀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어느 날 신의 계시를 받고 시농 성의 샤를 7세를 찾아간다. 이 때 오를레앙은 백년전쟁의 한복판에서 영국군이 프랑스의 남은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넘어서야 하는 장애물 도시로 프랑스 왕국의 운명이 달려있던 곳이었지만, 영국군의 공략을 버텨 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이런 절박한 상황에서 잔 다르크는 왕의 허락을 받고 전투에 참여해 1429년 극적인 승리로 이끌었고, 이때의 승리로 프랑스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이 싸움을 기념하여 오를레앙에서는 매년 5월 7일과 8일에 잔 다르크 축제가 열린다.
오를레앙의 역사
오를레앙은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30 k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프랑스 중부의 루아르 강 유역의 도시로 갈리아 시대부터 번영한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시이다. 4세기 초부터 주교좌의 소재지로 종교의 중심 도시였고, 451년에는 아틸라의 공격 시 에낭에 의해 구출되었고, 에낭은 그후 마을의 수호성인이 되었다.
498년에 메로빙 왕조의 클로비스가 도시를 지배하기 시작했고 클로비스는 511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오를레앙 왕국을 세우며 도시가 발달했다. 또한 종교회의가 자주 개최되며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도시가 되었다.
10세기에는 카페왕조에게 넘어가며 도시는 번영을 누렸고, 14세기에 대학이 들어설 정도로 파리와 함께 중요한 프랑스 왕국의 도시로 자리 잡았다.
제 2차 대전 때는 피해가 컸지만 대부분 복구를 했고, 생 크루아 대성당, 샌테니얀 성당, 미술관으로 사용하는 구시청 등 아름다운 역사문화재들이 많이 남아 있다.
오를레앙의 특산물로는 식초, 겨자 마르멜로 잼 등이 유명하다.
오를레앙의 볼거리
생 크루와 대성당(La Cathédrale Sainte-Croix)은 오를레앙의 역사적인 변천사와 함께한 성당으로 4세기에 건립되었지만 10세기에 소실되어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다시 세웠지만 1568년 신교도들에 의해 성당이 파괴되어 앙리 4세으로부터 재건기금을 받아 고딕양식으로 다시 짓기 시작해 19세기에 완성되었다. 그러나 제 2차 세계 대전 때 18세기에 지은 탑이 손상을 입어 다시 복구해야했다. 성당의 규모는 파리의 노트르담에 버금가며, 잔 다르크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하다.
‘로텔 그로슬로(L’Hôtel Groslot)’는 샤를 9세가, 앙리 3세, 앙리 4세가 오를레앙을 방문했을 때 머물던 저택으로 프랑수아 2세는 이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잔다르크의 집, 라 메종 드 잔 다르크(La maison de Jeanne d’Arc)는 잔다르크가 오를레앙 전투 때인 1429년 4월24일부터 5월9일까지 머물었던 집으로, 집의 기둥, 들보 등은 나무로 만들고 그 사이사이에 벽돌, 흙을 채워 메우는 건축 구조인 하프팀버( half-timber)공법의 반 목조 건축물이다. 중세 시대부터 하프팀버 공법으로 짓기 시작한 집들은 프랑스 북부 지방에 자주 볼 수 있다. ‘잔 다르크 집’은 건물 입구 전문에 나무 골조들이 'X'자 형태의 무늬이고, 사각 창이 여러 개 있으며 지붕이 삼각형의 뾰족한 형태이다. 수세기를 지나며 허물어져 가 20세기 중반에 복원했고, 집 내부는 잔 다르크가 지냈던 15세기로 재현했으며, 잔 다르크와 관련된 유물과 자료들이 있다.
오를레앙 미술관(Le Musée des Beaux Arts d’Orléans)은 18세기 건축물로 아치형 입구가 인상적인 곳으로 1797년에 문을 연 역사가 긴 미술관이기도 하다. 15세기부터 20세기의 서양 유명 예술가들의 그림, 조각, 판화, 데생 등 서양 예술사의 흐름을 볼 수 있는 2만여 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규모가 큰 미술관이다, 그중에서도 파스텔화 작품은 루브르 미술관 다음으로 많은 곳이다. 마테오 디 조바니(Matteo di Giovanni) 벨라스케즈(Vélasquez)와 장 엘리옹(Jean Hélion), 로제 뚤루즈(Roger Toulouse), 자오 우키(Zao Wou-ki)의 걸작을 감상 할 수 있다.
오를레앙 고고학 역사박물관 (Musée Historique et Archéologique de l'Orléanais)은 카뷔 저택(L’Hôtel Cabu)을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카뷔 저택은 프랑스 유명 건축가인 자크 1세 앙드루에 뒤 세르소(Jacques I Androuet du Cerceau, 1515~1585)가 설계한 르네상스 건축물로 제 2차 세계 대전 때 피해를 입은 것을 복원해, 전시관 내부는 현대식이다. 고대 갈로로만시대부터 르네상스시대까지 오를레앙의 역사 유물과 종교 미술품, 공예품 등을 풍부하게 전시하고 있다.
샤를 페기 센터(Le Centre Charles-Péguy)는 샤를 페기를 기념하기 위해 전시관으로 문을 연 곳으로, 16세기의 역사적인 건축물이 시선을 끈다.
샤를 페기(Charles Péguy, 1873~1914)는 19세기의 시인이자 철학자로 오를레앙의 가난한 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페기는 사회주의와 가톨릭 성향이 짙은 시. 희곡, 에세이들을 발표하며, 에밀 졸라등과 함께 드레퓌스 사건을 폭로하는데 참여했다. 전시장에는 드레퓌스 사건 관련 언론 보도자료, 페기가 지인들과 교환하던 서신, 자필 문서, 샤를 페기의 작품과 비평집, 초상화등과, 샤를 페기와 관련된 연구 자료와 유물들을 다양하게 소장하고 있다.
자연 과학 박물관(Le Muséum de sciences naturelles)은 자연사 박물관으로 다양한 동식물 표본, 화석 등을 볼 수 있는 기회 외에도 대형 수족관과 식물원이 같이 있어, 느긋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오를레앙에서 가장 중요한 축제는 조아니크 축제(Les Fêtes Johanniques)이다. 오를레앙의 해방과 잔 다르크를 기리기 위한 축제로 5월8일과 9일에 열린다.
또 다른 오를레앙의 큰 축제로는 9월에 열리는 루아르 축제(Le Festival de Loire)로 500여명의 선원이 항구에서 5일 동안 축제를 연다. 다양한 공연과 행사가 열리며, 200여척이 넘는 범선이 참가하여 수상시범을 보여주는 성대한 축제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큰 축제이다.
그 밖에도 오를레앙에는 오를레앙 식초를 발명하고 발전시킨 파스퇴르를 기념해 세운 파스퇴르 공원(Le Parc Pasteur),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식물 정원(Le Jardin des Plantes), 루아레 원천이 있는 수르스 꽃 공원(Le Parc floral de La Source)등이 관광으로 지쳤을 때 쉴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교통편 : 파리 리옹역에서 기차로 1시간(리옹과 마르세이유 연결). 매 시간마다 기차 운행
【한위클리 / 조미진 chomij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