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트뢰유는 해 마다 거주 아티스트들의 아뜰리에 개방 행사를 개최한다. 지난 10월, “아뜰리에 개방의 날”을 통해 어김없이 작가들은 화실에 직접 관객들을 맞이했다. 특별히 유명한 미술관이나 갤러리가 소재하지 않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파리 동쪽의 외곽 지역인 몽트뢰유는 몇 년 사이 프랑스의 가장 큰 아티스트 밀집지역으로 떠올랐다. 예술 창작 공간으로서 다양한 국적의 예술 작가들이 함께 호흡하는 몽트뢰유는 ‘파리 21구’라고 불릴 정도로 가장 파리스러운 외곽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파리에서 오래 생활 한 시민들도 몽트뢰유로 이주하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예술 종사자들에게만 한한 것은 아니다. 파리와 근접하며 넓은 거주 공간을 확보하며 문화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크며, 작은 마을 안에서 살고 있는듯한 여유로움 또한 몽트뢰유 식의 매력이다.
구 산업단지, 현 파리지앵들의 도피처
산업혁명 전후로 몽트뢰유시는 피혁, 사기 그릇 공장, 목공소들, 그리고 19세기 말에는 장난감 공장 등이 곳곳에 들어서며 산업활성화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회색 건물들과 벽돌 건물들이 가득 자리잡은 이유도 바로 오랜 기간 중요한 산업 도시 중 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1970년경 다수의 공장과 주거 단지가 버려지게 되지만 머지않아 파리의 높은 주택비를 견디지 못한 파리지앵들이 점차 자리잡게 되다. 이로써 몽트뢰유와 파리의 융합이 시작되었으며 9호선의 연장공사로 인해 먼 외곽 지역이라는 편견이 사라지고 대중교통 이용 시 파리에서 10분 거리의 가까운 외곽지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오래 된 주택, 작은 공장들이 아뜰리에로 탈바꿈
아티스트로서 파리에서는 넓은 아뜰리에를 갖기는 쉽지 않다. 몽트뢰유는 중산층 도시로서 파리에 비해서는 월세가 월등히 싼 편이지만 최근 들어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소득층 또한 자리잡기 시작하며 부동산비가 폭등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트뢰유는 아직 복층 로프트를 찾는 이들이나 주택 혹은 버려진 공장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술가들은 일찌기 버려진 주택 혹은 옛 목공소와 상점에 아뜰리에를 조성했다. 넓고 천정이 높은 작업공간, 작품 저장창고가 구비된 화실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아뜰리에의 밀집이 진행됨과 동시에 점차 20~30대 후반의 젊은 예술 종사자들이 빈 주택을 사서 함께 모여 살아가기 시작했다. 대개 200미터 제곱 이상의 다소 넓은 주택이다.
낡은 주택과 공장을 주택 혹은 아뜰리에로 개조한다는 것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리모델링하여 자신의 편의를 생각한 공간의 재배치가 가능하다는 점인데, 실내에 영화 상영실 혹은 음악 연주 공간을 조성하는가 하면 낡은 공장의 경우는 천정이 높아 복층 구조의 아파트를 만드는 등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다.
아뜰리에 개방일 Portes ouvertes
1년에 한 번 있는 몽트뢰유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로서 미술시장에서 비싸게 팔리는 예술작품들이 아닌 인디 장르계의 아티스트들이나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같이 아뜰리에 문을 활짝 열고 관객들을 맞이하는 날이다. 올 해로 10회를 맞이하였으며 200여개의 개인 화실과 문화 센터, 단체 아뜰리에들이 참여하였다. 도시 곳곳에 아뜰리에 밀집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가 붙었으며, 참여 관객들은 풍선이 붙여진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면 된다. 물감 냄새 진하게 나는 작은 골방을 지나 환한 테라스가 나타나는 화가의 화실이 있는가 반면, 사진을 사방에 걸어 놓고 중간에 와인과 다과 그리고 의자를 비치 해 놓고 사람들의 참여와 반응을 기다리는 아티스트들도 있다.
행사의 묘미는 세 가지로 정의 내릴 수 있다 : 남의 창작 공간을 훔쳐보는 재미, 골목골목 풍선들을 찾아가는 재미 그리고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형식의 예술을 만나보게 되는 흥미로움이다. 아뜰리에는 작업이 태어나는 공간 그리고 작품의 시초와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며 작가와 더욱 밀접한 교제가 허락되는 날이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