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규제와 행정절차, 산더미 같은 서류 등 비효율성으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행정 처리가 개선될 수 있을까?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관료주의 개혁, 행정처리 간소화 시동에 본격 나섰다. 시장 친화적 노동 개혁에 이어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성과 규제를 줄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변모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7일,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예산부 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신뢰사회를 위한 국가’(가칭) 법률 제정안을 제출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행정 처리가 미흡하거나 선의의 실수가 발생하는 이유의 상당수는 정부 규제와 절차의 복잡성에서 비롯됐다”며 “각종 행정처리의 비효율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48개 조항의 개혁안을 내년 여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개인과 기업에 세금 신고와 관련해서도 ‘실수할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프랑스 국세청은 그동안 세금 신고 과정에서 매우 많은 서류를 요구해 놓고도 서류가 미비하면 무조건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개인이나 기업이 고의로 누락시킨 것이 아니면, 과징금을 물지 않고 실수로 누락한 몫만 보충할 수 있다. 신고 당사자가 세금을 탈루하려 했는지는 정부가 입증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또한 2022년까지 행정 절차에 요구하는 종이서류 양식을 단계적으로 없애고 온라인 접수 방식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일부 정부기관 창구를 오후 8시까지 개방, 직장인들이 퇴근한 뒤에도 행정처리를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행정 절차상 민원인에게 요구하는 서류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간소화를 통해 45억 유로의 지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GDP의 56.5%인 공공 분야 지출을 줄여야 민간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지론으로 임기 내 공무원 12만명 감축도 추진 중이다.
최근 프랑스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마크롱식 관료주의 개혁에 청신호다. 프랑스의 올 경제성장률도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오른 1.7%를 기록할 전망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도 지난 8월25일 40%로 하향곡선의 정점을 찍은 이후, 최근 46%로 서서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크롱 정부의 ‘신뢰사회를 위한 국가’를 위한 힘찬 시동과 개혁 드라이브가 주목되는 이유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편집부